본문 바로가기

우생(우성생각)일기

우생일기 : 2017년 10월 25일(수) 10월 25일(수) # 1 언제나 어려운 미수금 문제 월말이 되어 빌링팀으로부터 미수금 관련 보고를 받았다. 변호사 생활 20년이 넘었지만 미수금 문제는 항상 어렵다. 상담을 하는 건들은 다들 급한 건들이다. 며칠 내로 소장이나 가압류 신청서, 내용증명 들이 나가야 해서 일단 일부터 시작한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는데 결제가 되지 않는다. 의뢰인들의 사정도 딱하니 그럴 테지만. 급하게 진행했던 건들 중에서는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도 있다. 착수금을 받지 않고 일을 시작했는데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의뢰인은 착수금도 내는 것을 꺼려 한다. 그런 사건은 끝까지 돈을 받기도 좀 민망하긴 하다. ‘돈이 입금되기 전에는 일에 착수하지 않습니다.(서면을 내보낼 수 없습니다.)’라고 야박하게 하는 일에는 여.. 더보기
우생일기 : 2017년 10월 24일(화) 10월 24일(화) # 1 오늘 사건 상담을 통해 느낀 점 1) 대표는 좋든 싫든 회사 돌아가는 사정 전반을 알고 있어야 한다. 중간 책임자에게 일정한 위임을 해야 하지만 그래도 전체적으로 돌아가는 사정은 꿰고 있어야 한다. 2) 거래처와 문제가 발생할 때, 심상치 않게 돌아가면 대표가 직접 나서서 담판을 짓는 결단이 필요하다. 직면하기 싫어 자꾸 미룰 때, 그 일은 눈덩이처럼 크게 뭉쳐져서 떡 하니 앞에 놓인다. 특히 뭔가 잘못이 있을 때는 대표가 사과하고 무릎을 꿇을 때 문제가 빨리 종결된다. 3) 인센티브를 잘못 사용하면 조직원들 간에 상대적 박탈감을 불러 일으킨다. 인간은 절대적 박탈감 보다는 상대적 박탈감을 더 크게 느낀다. 인센티브를 사용하지 않은 것보다 더 못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돈으.. 더보기
우생일기 : 2017년 10월 23일(월) 10월 23일 (월) # 1 재판에서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때의 대응은 중요하다. 의뢰인도 변호사도 상심한 상황. 하지만 의뢰인의 상심 정도가 변호사의 그것보다는 훨씬 크다. 이때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 포커스를 맞추는 일이 중요하다. 변호사는 잘못된 결과를 변명하기에 급급하고, 의뢰인도 울분을 토하면서 그 결과에 대해 변호사를 비난만 하려 하면 상처가 더욱 커진다. 어떤 비관적인 상황에서도 희망은 있으며, 비관에 휩싸여 그나마 챙길 수 있는 기회도 놓치기 때문이다.나도 예전에는 ‘수세적’이 되어 내 잘못이 없음을 피력하는 데 집중했다. 하지만 그건 별 의미가 없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일단 프로페셔널로서 바람직한 결과가 안 나왔으면 잘못을 깨끗이 인정하고 의뢰인이 어떤 방향.. 더보기
우성생각 : 2017년 10월 22일(일) 10월 22일(일) # 1 오늘은 사무실 나가지 않고 집에서 쉬었다. 하루 종일 딩굴딩굴. 팬더처럼 지냈다. 10월은 다음 주 한 주 남았다. 다음 주에 중요한 일들이 많다. 그 중엔 내 의지가 중요한 일도 있지만 내 의지 밖의 일도 있다. 여러모로 매직(Magic)이 필요한 시간. 10월을 잘 마무리해야 할 텐데… # 2 영화감상 어제 영화계 쪽에 있는 후배와 함께 영화를 봤다. 다큐멘터리. “스코어: 영화음악의 모든 것 (Score: A Film Music Documentary, 2016)”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61129 극장에 걸려 있기는 한데, 관객들의 선택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있는 작품. 내가 영화도 좋아하고 영화음악도 좋아하.. 더보기
우생일기 : 2017년 10월 21일(토) 10월 21일(토) # 1 ‘변호사님 책에 쓴 대로 마음으로 다가가고 감정을 푸는 방식으로 하려고 시도했는데 잘 안됩니다’며 하소연하는 의뢰인. 오늘도 그와 비슷한 전화 상담을 했다. 어려운 부분이다. 많은 분쟁이 감정과 관련되어 있으므로 상대방과 감정문제를 푸는 일이 중요하다. 하지만 ‘무조건 온정적으로, 또는 약하게 나가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오히려 주장할 수 있는 내용을 제대로 주장하지 못하고 감정을 어루만지는 쪽으로만 신경을 쓰다보면 일이 더 꼬일 수 있다. 상대방의 성향이 중요하다. 어느 정도 말이 통하는 사람이면 적절히 감정 콘트를을 해가며 진행하는 편이 좋다. 하지만 조금도 양보하려 하지 않고 틈만 있으면 비집고 들어오려는 공격적인 사람에게는 온정적인 대응이 전체 협상을 어렵게 만든다. .. 더보기
우생일기 : 2017년 10월 20일(금) 10월 20일(금) # 1 통상 금요일에는 재판이 많다(반대로 월요일에는 재판이 적게 잡힌다). 오늘 나는 3건의 재판. 준비서면 작성하고 증거 준비하는 일이 재판의 한 축이라면, 다른 한 축은 법정에서의 변론. 승소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조건이 맞아야 한다고 말한다. 판사를 잘 만나야 하고(우리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사람), 상대방 변호사를 잘 만나야 하며(예리하게 파고 들지 못하고 실수도 하는 사람), 의뢰인 잘 만나야 한다(변호사와 같이 사건을 잘 이끌어 가고 자료 협조도 잘 되는 사람). 물론 위 조건을 다 충족하기는 쉽지 않지만. 재판을 진행할 때는 촉수(觸手)가 예민해 진다. ‘어? 재판장이 왜 저런 말을 하지? 살짝 웃는데, 왜 저러지?’ ‘어? 상대변호사가 재판장의 저 질문에 좀 머뭇거리.. 더보기
우생일기 : 10월 19일(목) 10월 19일 (목) # 1 내가 운영하는 로펌(CDRI ; 기업분쟁연구소)은 소형이라 다양한 전문가를 내부화하기 어렵다. 여러 경로를 통해 인연 맺은 외부 전문가와 협조관계를 갖추고 업무를 하고 있다. 노무사, 변리사, 외국변호사, 법무사, 세무사, 손해사정사, 관세사 등. 그들도 업무를 진행하다 변호사가 필요하면 우리에게 연락을 해온다. 커버하는 영역이 다양해야 의뢰인에게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법률적인 문제 중에도 우리 로펌이 직접 하기에는 경험이나 전문성이 부족한 사건은 동기. 후배 변호사들에게 넘긴다. 무조건 ‘우리가 하겠습니다’는 의뢰인을 위해서 바람직하지 않음을 배웠다. 느슨하지만 유사시에 바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커넥션을 유지하는 것. 중요하다. 앞으로 내 고민은 법률 유사직.. 더보기
우생일기 : 10월 18일(수) 10월 18일(수) # 1 텍스트 컨텐츠를 여러 곳(티타임즈, 한국일보, Brunch, 티스토리, 직썰)에 게재하고 있는데, 요즘은 팟캐스트 방송도 많이 하고 있다. 다양한 컨텐츠를 좀 더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독자(청취자)들의 의견도 들어보기 위해서 페이스북 그룹을 활용하기로 했다. 2011년부터 2년간 활발히 활동하던 SRM그룹이 3-4년째 휴면상태였는데, 이 그룹을 다시 복원시키고 그룹 이름도 ‘인생에 내공을 더하라’로 바꾸었다. https://www.facebook.com/groups/naegong/ 이 그룹에 꾸준히 컨텐츠를 정리해서 나도 독자들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 2 ‘변호사 일로도 바쁠 텐데 굳이 팟캐스트를 왜 하는가?’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오늘 차분히 앉아서 그 이.. 더보기
우생일기 : 10월 17일(화) 10월 17일(화) # 1 승패는 병가지상사라. 변호사로 살다 보면 이기고 지는 일은 흔히 발생한다. 어떻게 모든 사건에 이길 수 있으랴. 그럼에도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속은 쓰린다.오늘 우연히 본 컬럼. 마음에 와 콕 박혔다.중요한 몇 문장을 인용해 본다. ‘바둑에서는 지면 상대와 마주 앉아, 또는 집에 와서 혼자 복기를 한다. 다음에지지 않기 위해서다. 그러나 패소 후 복기는 어렵다. 패소로 인한 불이익을 내가 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힘들다. 나는 패배감, 죄송함, 승소보수를 받지 못하는 불이익을 받을 뿐이고, 현실의 고통은 의뢰인의 몫이다.’ ‘내 옆에 앉은 선배 변호사가 첫 마디를 열었다. “뭐라 할 말이 없을 정도로 죄송합니다.” 나는 그때까지 죄송하다는 말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더보기
우생일기 : 2017년 10월 16일(월) 10월 16일(월) # 1 문장 다듬는 재미를 느끼고 있다. 예전에는 시간에 허덕이며 꾸역꾸역 적기 바빴는데, 요즘에는 미리 문장을 써놓고 한 두 번씩 음미하며 퇴고한다. 쓸데없는 접속사, 부사 생략하고 잘못된 피동, 사동형을 고친다. 문장이 기지개를 피며 일어나는 느낌. 다만 초안을 쓸 때는 이것저것 생각지 말고 내키는 대로 써야 한다. 그 뒤에 심호흡 하고 가다듬는다. 초안과 퇴고는 다른 mode로 진행하는 편이 효율적. 앞으로 써야 할 글이 많은데, 문장 다듬는 재미를 느끼게 되어 다행이다. # 2 책건문 :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중에서 접미사 ‘-시키다’가 잘못 쓰인 경우 1) 부모로서 자식을 제대로 교육시키지 못한 점 반성합니다. → 부모로서 자식을 제대로 교육하지 못한 점 반성합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