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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생(우성생각)일기

우생일기 : 2017년 10월 8일(일)

2017108()

 

Part 1 : 한 일 / 느낀 바

 

# 1


2017. 9. 18.부터 일기를 쓰기 시작했고, 오늘로 20일째. 무슨 일이든 3주를 계속하면 습관으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하는데, 나도 거의 그 단계에 이른 듯. 하루 하루 열심히는 살아가지만 뭔가 남는 건 없다는 아쉬움에 뭐라도 끄적이고 싶어서 시작한 일인데 잘한 듯 하다. 조금씩 두툼해지는 지난 날의 기록에 배가 부르다. 오늘부터는 내 일기도 파트를 나눠서 자료 정리의 의미까지 겸하도록 쓰기로 한다.

 

# 2


이번 연휴 때 새롭게 쓸 책(법률에세이 3번째 이야기 / 가칭 인간의 무늬 - 人文)의 체계를 잡을 수 있어 다행이다. 일상적인 업무에 쫓기다 보면 이런 구상을 하기 힘든데이번 책은 법률적인 사건 + 문학작품1:1로 매칭시키기로 했다. 그리고 사회적인 이슈들(군의문사 / 병역거부-여호와의 증인 / 의처증과 가정폭력 / 불완전한 재판제도 / 불효자법 문제 / 입양과 파양 / 마약 문제 / 이혼에서의 파탄주의 인정 / 가혹한 채권추심제도)도 그 이야기 속에 녹여내기로 했다.


문학작품을 법률적 사건과 연관시킬 생각을 한 것은 팟캐스트 개념탑재를 준비했기 때문이다. 고전 소설들이 다루고 있는 그 문제가 오늘날 한국에서의 삶의 형태, 인간의 무늬와 별반 차이가 없어 보였다.


# 3


일단 오늘까지 생각한 대략의 목차는 이러하다. 앞으로 계속 발전해 갈 예정. 올 연말까지 원고 완성이 목표.

 

1

욕심/허영

허영의 끝 목걸이(모파상)

욕망과 탐욕의 결말 맥베스(세익스피어)

거짓으로 지은 집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테네시 윌리엄즈)

욕망의 사다리 그 끝은 어디인가 적과 흑(스탕달)

모래로 쌓은 성 위대한 개츠비(피츠제랄드)

2

가족

입양과 파양, 눈물겨운 이야기 폭풍의 언덕(브론테)/빨강머리 앤

내 아이가 맞나요? 인지청구 메밀꽃 필무렵(이효석)

유책주의 vs 파탄주의 안나 까레니나(톨스토이)

어머니는 위대하다 어머니(고리키)

가장 소중한 것을 주겠어요 크리스마스 선물(오헨리)

3

사랑/증오

사랑의 힘은 위대하다 레미제라블(위고)

속박과 사랑의 한계는 오델로(세익스피어)

누명 씌우기와 인격살인 노트르담 드 파리(위고)

복수는 나의 힘 몽테 크리스토(뒤마)

진정한 속죄의 길 부활(톨스토이)

4

성격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지킬 박사와 하이드

결정장애와 우유부단 햄릿(세익스피어)

나를 사랑하는 마음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괴테)

선한 사마리아인 법 페스트(까뮈)

확신범과 사이코패스 죄와 벌(토스토예프스키)

5

사회문제

재판은 얼마나 공정한가 심판(카프카)

허명과 호가호위 감찰관(고골리)

어느 황혼이혼 리어왕(세익스피어)

채무자는 인격도 없는가 베니스의 상인(세익스피어)

마음의 병 제인에어

6

자기계발

직면이 필요할 때 크리스마스 캐롤(디킨스)

내 양심을 따르리다 앵무새 죽이기

끝내 포기하지 않는다 노인과 바다(헤밍웨이)

내 길을 간다 인형의 집(입센)

어느 외로운 항해 모비딕(멜빌)

예비 주제

소통과 성장 호밀밭의 파수꾼

소중한 것을 상실하는 아픔 외투(고골리) / 운수좋은 날(현진건)

사랑을 위한 희생 두도시이야기(디킨  )

누가 유죄인가 이방인(까뮈)

내 죄를 고백하리다 주홍글씨(호오손)

 


Part 2 : 책에서 건진 문장


# 1 : 정채본 모음선 중에서


만남

- 정채봉-

 

가장 잘못된 만남은 생선과 같은 만남이다.

만날수록 비린내가 묻어 오니까.

 

가장 조심해야 할 만남은 꽃송이 같은 만남이다.

피어 있을 때는 환호하다가 시들면 버리니까.

 

가장 비천한 만남은 건전지와 같은 만남이다.

힘이 있을 때는 간수하고 힘이 다 닿았을 때는 던져 버리니까.

 

가장 시간이 아까운 만남은 지우개 같은 만남이다.

금방의 만남이 순식간에 지워져 버리니까.

 

가장 아름다운 만남은 손수건과 같은 만남이다.

힘이 들 때는 땀을 닦아 주고 슬플 때는 눈물을 닦아 주니까.

당신은 지금 어떤 만남을 가지고 있습니까?




 

# 2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합니까?’(김정선 저) 중에서


<1> 삼가면 좋은 표현 : “~함에 있어


1) 누군가를 비난함에 있어서와 마찬가지로 누군가를 칭찬함에 있어서도 과도한 표현은 삼가야 한다. -> 누군가를 비난할 때와 마찬가지로 누군가를 칭찬할 때에도 지나친 표현은 삼가는 게 좋다.

 

2) 사교육을 받고 대학에 간 부모는 자식을 교육함에 있어서도 사교육을 필수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 사교육을 받고 대학에 간 부모는 자식을 교육하면서도(자식 교육에) 사교육이 필수라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

 

3) 글을 씀에 있어서 맞춤법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이 아닌 나를 표현하는 문장을 쓰는 것이다. -> 글을 쓰는 데 맞춤법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이 아닌 나를 표현하는 문장을 쓰는 것이다.

 

<2> 삼가면 좋은 표현 :  “~있음에 틀림없다.”


1) 그의 말은 일전에 언급한 내용과 관련이 있음에 틀림없다. -> 그의 말은 자신이 일전에 언급한 내용과 관련이 있는 게 분명했다.

2) 이러한 사실에 비추어 볼 때 그는 남에게 폐를 끼칠 사람이 못 되었음에 틀림없다. -> 이러한 사실에 비추어 볼 때 그는 분명 남에게 폐를 끼칠 사람이 못 된다.

3) 두 나라의 정상은 회담을 연기하면서 국회에 동의를 구했음에 틀림없다. -> 두 나라 정상은 회담을 연기하기 전에 국회에 동의를 구한 게 분명하다.

 

Part 3 : 명언


# 1

정신이 눈을 지배하면, 눈은 잘못된 길을 가지 않는다.

-     푸블릴리우스 시루스 <잠언집>


# 2

숨 쉬는 자는 고통이 있고, 생각하는 자는 비통이 있다.

평화는 오직 태어나지 않은 자에게만 있을 뿐이다.

-     M. 프라이어 <세상의 허영에 대한 솔로몬> -


# 3

소크라테스 말대로, 만일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자기들의 육신과 마음과 운명에 대한 불평거리를 가져와서 산더미로 쌓아놓고 그것을 똑같이 나누어 갖자고 한다면 ,당신은 똑같이 분배하여 당신의 몫을 받겠는가, 아니면 지금 그대로 있겠는가? 의심할 바 없이 당신은 오늘 처한 상황을 택할 것이다.

-     R. 버튼 <우울의 해부> -

 

Part 4 : 음악/영화


# 1

바하의 토카타와 푸가. 여러 곡이 있지만 우리에게 가장 알려진 곡은 d단조 작품.

원래는 파이프오르간 용인데, 뒤에 관현악곡으로 편곡되었다. 개인적으로는 파이프오르간 곡이 더 웅장하고 멋짐.


l  바하의 토카타와 푸가 d 단조 (파이프오르간 버전)

https://www.youtube.com/watch?v=oOmcs7FG8OA





l  바하의 토카타와 푸가 d 단조 (오케스트라 버전)

       https://www.youtube.com/watch?v=i0nRPDfpbkY




 

# 2

바하의 토카타와 푸가 중 F장조 작품은 영화에 사용되어 유명해짐.

페드라’(Phaedra, 1962)라는 영화 제일 마지막 장면에서 남주인공이 광기에 휩싸여 차를 몰 때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곡이 바로 이 곡.

 

# 3


페드라(파이드라)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여성. 팜므파탈의 대명사. 영화나 소설에 자주 등장. 그 내용은 이러함.


그리스 신화에서 파이드라는 크레타 왕 미노스와 왕비 파시파에 사이에서 태어난 딸로 그 언니가 아리아드네임.

한편 미노스 왕이 죽고 나서 크레타의 왕위에 오른 미노스의 아들 데우칼리온은 아테네와 동맹을 맺기 위해 누이동생 파이드라를 아테네 왕 테세우스와 결혼시킴. 테세우스는 전처(히폴리테)가 있었는데 일찍 죽음. 파이드라는 테세우스의 두 번째 부인이 된 것임.

새 왕비 파이드라는 그사이 아름다운 청년으로 성장한 전처 아들 히폴리토스를 보자 첫눈에 반하고 만다. 일설에 따르면 파이드라가 히폴리토스를 사랑하게 된 것은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의 작품이라고 한다. 아프로디테는 아름다운 히폴리토스를 사랑하여 구애하지만 거절당했는데, 히폴리토스는 처녀 신 아르테미스 여신의 열렬한 숭배자로 동정을 맹세하였기 때문에 아프로디테의 사랑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던 것이다. 아프로디테는 이에 앙심을 품고 파이드라로 하여금 의붓아들에게 연심을 품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아무튼 파이드라는 히폴리토스를 향해 끓어오르는 연심을 억누르지 못하고 고백을 하지만 역시 냉정하게 거절당한다. 절망감과 수치심을 참을 수 없었던 파이드라는 오히려 히폴리토스가 자신을 유혹하고 겁탈하려 했다는 유서를 남기고 목을 매고 자살해 버렸다. 아내의 죽음과 유서를 발견한 테세우스는 아들 히폴리토스를 저주하면서 포세이돈에게 아들의 죽음을 빌었다. 얼마 뒤 히폴리토스는 해변에서 전차를 몰고 달리다 갑자기 나타난 괴수에 말들이 놀라는 바람에 낙마하여 즉사한다. 그 괴수는 포세이돈이 테세우스의 기도를 듣고 보낸 것이었다.

 

# 4

1962년 영화 페드라는 기본적으로 위 신화의 내용을 차용하고 있음. 그 줄거리는 이러함.


그리스 해운업계의 거물 타노스(테세우스)는 상처하자 같은 업계 실력자의 딸 페드라(파이드라)를 후처로 맞이한다. 전처소생 알렉시스(히폴리토스)는 아버지의 재혼에 불만을 품고 런던으로 유학을 떠나 버린다. 페드라는 남편으로부터 상황을 전해 듣고 의붓아들 알렉시스의 마음을 돌려 놓기 위해 런던으로 그를 찾아간다. 그런데 런던에서 만난 둘은 첫눈에 사랑에 빠져 버린다.

두 사람은 마음껏 젊음의 불꽃을 태우다 그리스로 돌아온다. 타노스는 아무것도 눈치 채지 못한 채 화해 기념으로 아들에게 멋들어진 고급 스포츠카를 사준다. 이들은 이후에도 몰래 금단의 사랑을 즐기지만 그들의 관계는 곧 들통이 나고 만다. 타노스가 아들 알렉시스를 엘시라는 아가씨와 결혼을 시키려고 하자 페드라의 질투심이 폭발한 것이다. 그녀는 알렉시스를 오해하고 복수심에 불타 남편에게 런던에서 있었던 일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털어놓는다.

분노한 타노스는 아들을 무참하게 폭행하고 집에서 내쫓는다. 온몸이 피투성이가 되어 집에서 도망쳐 나온 알렉시스는 페드라를 저주하며 스포츠카에 오른다. 그는 해안 절벽에 난 도로를 질주하다가페드라!”를 연호하며 도로 난간을 뚫고 바다로 뛰어든다.

 

# 5

영화 페드라의 끝 장면(알렉시스가 아버지에게 맞고 열 받아서 차 끌고 해안도로를 질주하다 추락하는 장면)은 워낙 유명해서 영화음악 FM 방송에서 자주 등장한다. 그때 흐르는 배경 음악이 바로 바하의 토카타와 푸가 F장조임.

 

l  바하의 토카타와 푸가 F 장조

     https://www.youtube.com/watch?v=5WX5PPRotSc



l  영화 페드라의 엔딩 장면


https://www.youtube.com/watch?v=KYgu2HuNB0I



 

Part 5 : 문학

 

안나 까레니나(톨스토이)


1) 톨스토이는 49세에 이르러 안나 카레니나 집필을 마무리한다. 안나 카레니나는 톨스토이의 삶에 이정표를 세운 작품으로, 진실한 사랑과 결혼, 예술, 종교, 죽음 등 삶에 관한 모든 것을 쏟아 부은 톨스토이 문학의 집대성이다. 톨스토이는 이 시기를 기점으로 세계관이 크게 바뀌는데, 자신이 잘못 살았다는 통렬한 심정으로 참회록을 쓰기에 이른다. 참회록 집필 후, 그는 위대한 베스트셀러 작가에서 전 인류에게 훈계하는 계몽주의적 스승으로 극적인 변환점을 맞는다.


2) 유명한 첫 문장 : “모든 행복한 가정은 서로 엇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그 불행한 모양이 저마다 다르다.”


3) 반골 기질의 여주인공 안나 카레니나는 젊은 장교 브론스키의 매력에 굴복, 사랑없는 결혼 생활을 버리고 격렬한 사랑에 빠진다. 그 때문에 그녀는 아이를 포기하고, 러시아 상류 사회의 비난을 한몸에 받는다.

 

4) 유부녀 안나가 불 같은 사랑에 빠진 대상인 브론스키. 그러나 막상 둘이 같이 살면서 그녀는 깨닫는다. 그의 사랑이 처음부터 허영에 불과했다는 것을. 그가 자신을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단지 의무감에서 사랑하는 척해주는 것은 참을 수 없었다. 그녀는 돌진하는 화물열차에 몸을 던진다. 최후의 순간 그녀는 오싹한 공포를 느끼며 묻는다. “여긴 어디지? 난 뭘 하는 걸까? 무엇 때문에?” 그러고는 하느님, 모든 것을 용서해 주십시오!”라고 중얼거리며 생에 마침표를 찍는다.


5) 이 소설의 또 한 명의 주인공은 브론스키 때문에 실연을 맛본 레빈(레빈은 키티라는 여인을 사랑하나 키치는 안나와 눈이 맞은 브론스키를 연모하고 있었다. 물론 둘은 나중에 다시 이어진다.)이다.

안나의 비극적인 이야기는 콘스탄틴 레빈과 키티 쉬체르바츠카야의 사랑과 결혼 이야기와 좋은 대조를 이루는데, 후자는 사실 톨스토이와 그의 아내의 이야기를 모델로 한 것이다. 진실을 추구하는 레빈이 밝히는 당대의 사회, 정치, 종교에 대한 견해는 작가 자신의 목소리이기도 하다.

 


Part 6 : 철학


본질에 관한 이야기 (철학 vs 철학, 강신주 저 중에서)


송나라 도원(道源) 편찬한 <경덕전등록> 중에 나오는 단하(丹霞) 스님(739~824) 목불을 불태운 단하소불(丹霞燒佛,)

-     혜림사라는 사찰에 들른 단하는 날씨가 너무 추워서 나무로 만든 불상을 태우기 시작했다. 당연히 혜림사의 주지는 어떻게 부처를 나타내는 불상을 태울 수 있느냐고 힐난한다.

-     그러자 단하는 사리를 찾으려고 이 불상을 태우고 있다고 대답한다. 이에 혜림사의 주지는 나무에 무슨 사리가 있느냐고 반문하다가 마침내 자신도 모르게 깨달음에 이르게 된다.

-     도대체 혜림사 주지는 무엇을 깨달았던 것일까? 그는 목불에도 부처처럼 숭배받아야 하는 본질이 있다고 맹신했다. 그런데 지금 그는 자기 입으로 목불이 나무에 불과하다고 말해버린 것이다.

-     바로 이 순간 그에게는 집착으로부터의 해방, 즉 깨달음이 찾아온 것이다.

-     이 대목이 중요하다. 목불은 부처가 아니라 나무라는 자명한 사실을 그는 자각한 것이다.

 

Part 7 : 108일자 팟캐스트


개념탑재 : 크리스마스 선물(오 헨리)


-     남편과 부인은 어떻게 선물을 마련했나?

-     어쩌면 그렇게도 상대방에게 필요하지만 필요 없는 선물을 살 수 있었을까?

-     진정한 선물은 자신의 가장 소중한 것을 내주더라도 상대를 위하겠다는 그 마음이 아닐까.


l  팟캐 듣기

http://www.podbbang.com/ch/13345?e=224119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