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회] 영업내공 5 : Ethos(인간적 호감도 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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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thos의 중요성
영업 경쟁이 정말 치열한 보험세일즈나 차량세일즈 분야에서 판매왕이 되는 분들의 인터뷰나 책을 보면 공통점이 발견되는데,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저는 고객에게 물건이나 상품을 팔려고 하지 않았고 그 분들과 인간적으로 친해지고 싶었습니다’라는 그들의 발언이다.
인간적인 매력을 갖고 그들을 대할 때, 고객들은 오히려 이 판매원과의 관계를 지속시키고 싶어서 상품을 구매한다는 것이다. 내가 자주 가는 태국 음식점이 있다. 갈 때마다 그 음식점의 매니저는 극진할 정도로 내게 친절을 베푼다. 다른 손님에게도 그러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새로나온 메뉴가 있으면 서비스로 꼭 대접하고, 자리배치에 있어서도 특별히 신경을 써 준다. 나는 그런 대접을 받고 나니 어떻게든 그 음식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고민하게 되었다. 우선 주위 사람들에게 그 음식점을 널리 소개해 주었고, 우리 부서에서 워크샵을 갈 때 그 음식점의 도시락을 주문했다. 그 매니저는 단 한 번도 ‘마케팅’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그 매니저에게 무언가를 보답해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고, 그 보답의 구체적인 방법론을 계속 고민하고 있었다.
변호사도 마찬가지다. 변호사는 일단 문제해결사(Problem Slolver)가 되어야 한다. 문제를 전혀 해결해 주지 못하는 변호사는 기본조차 갖추지 못한 셈이다. 그러나 훌륭한 변호사는 문제해결사를 뛰어 넘어 좋은 친구(Friend)가 되어야 한다.
백지에 가장 중요한 VIP 고객 10명의 이름(회사)을 적은 다음 그들의 고민이 무엇인지(단 법률적인 고민은 제외하고) 한 번 적어보라. 변호사이기 이전에 친구가 되려면 적어도 내 VIP 고객의 고민이 무엇인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변호사는 나쁜 이웃이라는 미국의 속담도 있지만, 얼마든지 신뢰감을 갖춘 훌륭한 친구가 될 수 있다. |
2. 고객의 고통을 느낀다는 사실을 알려라. – 공감적 경청의 중요성
.가장 중요한 사실은 여러분이 고객의 고통을 느낀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이다. 빌 클린턴이 매력적인 이유 중 하나는 누군가를 만났을 때 상대방에 관하여 관심을 갖고 있다고 느끼도록 만드는 그의 탁월한 능력에 있었다. 고객의 말보다는 그 감정에 반응하라.
만일 고객이 “지난 번 어떤 일 때문에 우리 회사는 고소당했소.”라고 말한다면 여러분은 말이 아닌 감정에 반응함으로써 유대감을 한층 높일 수 있다. “정말 화가 났겠군요!” 만일 고객이 “다른 공급업자가 우리의 명성을 떨어뜨렸소!”라고 말한다면, “정말 실망했겠군요.”라고 반응하라. |
의뢰인과 상담을 할 때 의뢰인과 유대감과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의뢰인의 말을 ‘경청’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은 굳이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스티븐 코비는 자신의 베스트셀러인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에서 단순한 경청을 뛰어 넘은 ‘공감적 경청’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공감적 경청’이란 나의 사고틀 속에서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가진 준거의 틀 내면으로 들어가는 것을 말한다.
그는 공감적 경청을 가로막는 것에는 4가지 잘못된 태도가 있다고 밝히는데 그것이 바로 ‘판단’, ‘탐사’, ‘충고’, ‘해석’이다.
이를 변호사의 의뢰인 상담시에 적용해서 살펴보자.
(1) 판단하는 태도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때 내가 그 의견에 동의하느냐 또는 동의하지 않느냐를 먼저 판단하는 습관을 의미한다. “사장님, 그건 아니죠. 그렇게 하시니까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겁니다.”라고 대꾸하는 방식이다. 의뢰인들은 ‘냉정하게 판단만 하는 변호사’에 대해서 섭섭한 마음을 갖는다. “내 돈 내고 변호사로부터 잘했다 못했다 평가받는 상황, 그거 기본 별로입니다.”라는 의뢰인들의 이야기를 자주 들을 수 있다. 대화 중에 의뢰인의 행동을 판단하기 시작하면 유대감 보다는 반감을 쌓게 된다. 냉정한 판단을 하기 위해 준비되어 있는 사람은 따로 있다. 바로 ‘법관’들.
(2) 탐사하는 태도
상대에게 질문을 하되, 내 자신의 준거 틀에 입각하여 질문하는 것을 의미한다. “말씀은 그렇게 하시지만 사실은 달리 대응하신 거 아니예요? 솔직히 말해 보세요. 안 그렇다면 상대방이 이렇게 나올 리가 없잖아요?” 변호사로서는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이런 질문을 한다고 변명할 수 있겠지만, 이 역시 충분한 경청 후에 차분히 진행되어야 그 효과가 있지, 먼저 이런 식으로 말을 하게 되면 의뢰인의 반감을 살 수 있다.
(3) 충고하는 태도
타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신의 경험에 따라 충고하는 것을 의미한다. 타인은 진지하게 자신의 고민을 토로하고 있는데 “원래 동업이란 게 그런 겁니다. 그러니 제대로 된 파트너를 만나셨어야죠.”라고 충고하듯 말하는 방식. 그 의뢰인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어려움에 빠져 있으니 너무 마음아파하지 말라는 격려의 의도가 있었다 하더라도 이런 식의 화법은 의뢰인을 힘빠게 하지거나 모욕감을 안겨줄 수 있다.
(4) 해석하는 태도 자기 자신의 동기와 행동에 근거하여 사람들의 동기와 행동을 유추하고 설명하는 것을 의미한다. “처음부터 너무 안이하게 생각하시고 대처하셨군요. 그러니 문제가 더 심각해 질 수밖에요.”라는 식으로 대꾸하는 경우다. 적어도 초도상담이나 2번째 상담까지는 ‘공감적 경청’을 전면에 내세워야 한다. 그 과정에서 의뢰인과 유대감을 형성하고, 의뢰인이 변호사에게 신뢰감을 가질 때라야, 변호사의 냉정한 판단과 해석, 따끔한 충고가 의뢰인에게 진정성있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 변호사는 특정 분야의 전문가일 뿐, 인생의 교훈을 제시하는 멘토나 선생님이 아니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
3. 의뢰인을 총체적으로 살펴라
선배 P변호사는 의뢰인 자녀들의 취업을 도와주신다. 어느 의뢰인의 아들이 취업 때문에 고민하고 있음을 알게 된 후 자신의 고문기업에 추천했고, 서로 조건이 맞아서 채용이 됐다. 그 경험이 본인에게도 정말 좋았기에 그 이후로 P 변호사님은 의뢰인들 자녀들의 취업을 많이 소개해 주신다고 한다. 채용 성사를 떠나 의뢰인들은 이런 부분에까지 마음을 써주는 P변호사에게 진심어린 고마움을 표시한다고 한다.
예전에 어느 보험판매왕의 책에서 본 내용이다.
그는 어느 날 자신을 통해 큰 금액의 보험을 가입해 준 VIP 고객 10명의 이름을 쓰고는 그 옆에 그 고객들이 어떤 고민을 안고 있는지 자신이 아는만큼 적어 보았다.
‘이 고객은 장남이 재수 중이고, 이 고객은 어머님이 암 투병 중이시고….’
10명의 VIP 고객 중 2명에 대해서만 그들의 고민을 알고 있었을 뿐, 나머지 8명의 고객들에 대해서는 별로 아는 바가 없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고마운 고객들의 고민을 모르고 있다니…
크게 반성한 그는 그 때부터 고객들의 고민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시작했고, 아울러 자신이 만나는 여러 사람들 중에 그 고객들의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연결시켜 주었다. 그러자 기대했던 바도 아닌데 기존 고객들의 충성도가 훨씬 높아졌고, 새로운 거래까지 발생해서 추가로 이익을 보는 의뢰인도 생겼다.
변호사로서, 사무실 운영에 큰 도움을 주신 고마운 의뢰인들 10명의 리스트를 작성하고, 그 의뢰인들에게 비단 법률적인 문제 외에 어떤 인생의 고민이 있는지를 한 번 적어보자. 과연 그 고민리스트를 채울 수 있을까? 생각보다 쉽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오로지 의뢰인과 법률적인 문제만 논의했기 때문에. 변호사라는 직업이 갖는 장점은 실로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대학입시 전문가’와 사건 상담을 했다고 치자. 그런데 서로 수임조건이 맞지 않아 사건을 수임하지 못했다. 하지만 상담을 통해 대학입시 전문가 1명을 알게 됐다.
의뢰인 중에 자녀 교육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의뢰인이 있다면 그 전문가를 소개시켜줄 수 있다. 의뢰인이 고마워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상담 후 잊혀질 뻔했던 의뢰인(대학입시 전문가)과도 다시 접점이 생겼다.
이런 일이 가능하려면 (1) 내 의뢰인들의 고민이 무엇인지 사전에 알고 있어야 하고 (2) 상담목적으로 만나게 된 사람들에 대해서도 그들의 법적인 문제 뿐만이 아니라 그들의 업(業)과 능력 등에 대해서도 면밀하게 살펴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의뢰인과의 상담 시간이 훨씬 다이나믹해 질 것 같지 않은가.
‘혼자 밥먹지 말라(Never eat alone)’라는 베스트셀러를 쓴 키스 페라지는 자신의 책에서 누군가와 정말 친해질 수 있는 세 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첫째, 그 사람에게 돈을 벌게 해 줄 것. 둘째, 그 사람의 건강에 도움이 되는 뭔가를 할 것. 셋째, 그 사람의 자녀를 위해 도움이 되어 줄 것.
굳이 ‘마케팅’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달지 않더라도 서로에게 좀 더 관심을 가지고 그 사람에게 필요한 것을 선의로써 제공해주는 노력을 한다면, 그는 모든 사람이 만나고 싶어하고 같이 일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
13. 어느 한의사에게서 배우는 고객을 위한 자세
아버님이 무릎이 안 좋으셔서 그동안 여러 병원을 다녀봤는데, 뾰족한 방법이 없었다. 그러다가 최근에 지인의 강력한 추천을 받아 어느 한의원을 방문하게 되었다.
“또 몇백만 원 어치 한약 먹으라고 하는 거 아냐?”
아버님은 예전 경험을 떠올리며 걱정부터 하셨다.
한의원은 허름한 건물의 2층이었고, 한의사 선생님도 30대 중반 정도로 보이는 젊은 분이었다. 한의사라면 일반적으로 떠올릴만한 권위나 포스(?)가 느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20분 정도 진료를 받고 나서 나와 아버지는 그 선생님의 팬이 되었고, 주위 분들에게도 그 한의원을 추천하게 되었다. 그 20분 동안 어떤 일이 있었을까?
가. 다양한 문진과정을 통해 증상을 청취한 후 관련 서적을 뒤적이며 연구 여러 병원을 다녀 봐도 시원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는 우리 설명 때문인지 한의사분은 열심히 문진(問診)을 진행한 후 전문서적 여러 권을 펼쳐보면서 몇 가지 가능성을 두고 고민했다. 통상 전문가들은 의뢰인 앞에서 책을 뒤적이는 모습을 잘 안보여 주려고 하는데(모든 것을 이미 알고 있다는 점을 과시하려는 마음 때문일까), 오히려 여러 권을 책을 탐구하는 모습이 진실되게 와 닿았다.
나. 화이트보드에 자세한 설명 한의사분은 자신이 생각하는 병의 원인에 대해서 몇 가지 가능성을 두고 화이트 보드에 그림을 그리며 설명해 주었다. 그 설명을 듣다보니 아버지와 나는 추가적인 질문이 떠올랐고, 그 질문에 대한 그 분의 답변을 듣다보니 막연하던 원인에 대해 어느 정도 짐작되는 바가 있었다.
다. 같이 노력해 보자는 격려 한의사분은 “제 생각이 정답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르신이 절 믿어 주신다면 저도 계속 연구하면서 최선의 방법을 찾아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말씀하셨다. 겸손함과 진정성이 느껴졌다.
라. 비용을 고려한 처방법 제시 한의사분은 당장 비싼 약을 쓰기 보다는 경제적인 부담이 적은 방법부터 차근차근 접근해 보자고 제안했다. 약이 아니라 침이나 뜸을 통한 선제조치가 가능해 보이므로, 조금씩 단계를 올려가는 방식을 쓰자는 것이었다.
마. 그동안 힘들었을 아버지에 대한 공감 “보통 이런 경우엔 밤에 주무시다가도 통증 때문에 여러 번 깨시는데, 정말 많이 힘드셨죠? 고생 많으셨습니다.” 한의사분이 이렇게 말씀하시는데 아버님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물론 나 역시. 그 동안 무심했던 스스로에 대한 반성이 들었다.
바. 작은 선물 아버님이 최근 마른기침을 하고 계신데, 그 부분을 파악한 한의사분은 약재 몇 개를 싸 주면서 끓여서 드시면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나는 “이 부분은 어떻게 계산해야 하나요?”라고 했더니 “무슨 말씀을. 괜찮습니다”라면서 사람 좋은 웃음을 지었다. 한의원을 나오면서 아버지와 나는 서로를 보며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아직 정답을 얻지는 못했지만 같이 고민해 줄 수 있는 진정성 있는 전문가를 만난 것 같아 정말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아울러 과연 내가 변호사로서 의뢰인들을 대하는 모습은 어떤지 돌아보게 되었다. |
4. 소개해 준 사람의 체면을 살려주자
제 후배 갑의 부탁으로, 갑의 지인이 제게 상담을 하러 옵니다. 갑이 따라 올 경우도 있고 지인이 혼자 올 경우도 있습니다. 이 때 저는 상담하면서 꼭 한마디씩 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갑에 대한 칭찬, 혹은 갑과 저의 친분을 과시하는 겁니다.
'갑이랑은 형제처럼 지내는 사이죠. 제가 아주 아끼는 후배입니다. 이 후배의 요청인데 당연히 시간을 내야죠.'
'어휴, 전 갑이 하라고 하면 꼼짝없이 해야 합니다. 제가 그 동안 갑으로부터 도움받은 게 많거든요'
그럼 이런 좋은 점이 있더군요.
1) 그 지인의 갑에 대한 호감도가 올라간다. 2) 그 지인의 저에 대한 신뢰도가 올라간다. 3) 갑의 저에 대한 호감도가 올라간다.
물론 제가 신뢰할 만한 갑에 한해서 이런 표현을 씁니다.
하여튼 그냥 '사건'에 대해서만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소개해 준 사람에 대한 칭찬과 친분을 강조하면 그 지인이 의뢰인으로 될 확률이 높더군요. 물론 사건 수임을 하게 될 경우에도 소개한 갑의 입장을 고려하여 할인을 해 드린다는 말도 하구요. 중간에 소개한 사람의 체면을 살려주는 것, 중요하더군요. 그 후엔 '갑'은 물론이거니와 그 갑의 지인 역시 제 fan이 되어 다양한 사건을 소개해 주게 됩니다. 전문직 종사자들의 경우, 꼭 정식 수임이 아니어도 지인의 소개로 다양한 상담을 진행하게 됩니다. 매 순간이 마케팅이요 세일즈라는 생각을 갖고 관련된 사람들의 위신을 세워주는 것은 본인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
5. 결과 못지 않게 중요한 과정
정말 중요한 아침 회의가 있었는데 알람 소리를 듣지 못했다. 9시 반 회의인데 눈을 떠보니 9시 20분. 이런….
고문기업 사장님과의 심각한 회의였고, 빡빡한 사장님의 스케줄 틈 사이에서 겨우 잡은 약속이다. 머리가 하얘졌다.
법무팀장에게 전화를 했더니 그도 당황하긴 마찬가지. 일단 자신이 어떻게든 회의를 미뤄볼 테니 최대한 빨리 오라고 했다. 나는 세수도 못하고 바로 튀어나가서 겨우 택시를 잡았다. “기사님. 제가 정말 급해서 그런데, 종로 00까지 최대한 빨리 가주세요. 중요한 회의에 지각해서 난처하게 됐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아, 길이 안 막혀야 할 텐데”
50대 후반 정도로 보이는 택시기사는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입력함과 아울러 자신의 휴대폰으로 실시간 지도검색 서비스를 켰다. 아무래도 실시간 교통정보를 이용하면 더 낫겠지. 하지만 통화요금이 들 텐데…. 오늘 따라 길이 많이 막혔다. “어쩌지요, 손님. 꽉 막혀 있네? 제가 골목길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그래도 될는지요?” “네, 그렇게라도 해주세요.” 기사는 급커브를 틀어서 골목으로 들어갔다. 아뿔싸, 골목 길 안쪽에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기사는 마구 자신의 머리를 때리며 자책했다. “아, 이럼 안되는데.” 다시 후진을 해서 큰 길가로 나왔다. “정말 죄송합니다. 빨리 가 보려고 그랬는데….” “아이구 아닙니다. 별말씀을요.”
기사는 앞의 차가 조금이라도 늦게 출발하면 클랙숀을 울리면서 “아이 빨리 좀 가지 뭐하고 있나”라며 발을 동동 굴렀다.
법무팀장으로부터 다시 문자가 왔다. ‘지금 어디쯤이신가요?’
‘명동성당 앞을 지나고 있습니다. 조금만 더 기다려 주십시오.’
기사는 조금의 틈이라도 생기면 비집고 들어가면서 곡예운전을 했지만 교통체증이 심해 결국 목적지까지 걸린 시간은 평소와 비슷한 40분 내외. 별로 빨리 도착하지 못했던 것이다.
기사는 목적지에 도착해서 급브레이크를 밟고는 뒤를 돌아다보며 “아이구 어쩌지요? 정말 일찍 모셔 드렸어야 하는데…. 오늘 따라 길이 너무 막혔습니다”라며 안타까와 했다.
택시요금은 1만7000원. 나는 2만원을 건냈다. “거스름 돈은 됐습니다. 오늘 저 때문에 고생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아이구 무슨 말씀을. 제가 빨리 오지도 못했는데….” 회의에는 늦었지만, 나는 결코 그 기사분을 원망할 수 없었다. 아니 오히려 감사하고 일말의 감동까지 느꼈다.
그 이유는 뭘까? 초조해 하고 불안해하는 내 모습을 보면서 그 기사분도 같이 고민하고 어떻게든 빨리 목적지에 오려고 노력했기 때문이다. 기사분이 내 마음을 이해해주고 오히려 더 미안해 하니 나는 결과(늦은 도착)와는 상관없이 그 기사분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가질 수 있었다.
과연 나는 변호사로서, 저 기사분처럼 약속시간에 늦어 발을 동동 구르는 승객과 같이 고민해 주고 있는 걸까? 지각한 회의를 통해 문득 나를 돌아보게 된다. |
* 참고서적
내 안에서 나를 만드는 것들.
부, 행복, 관계의 균형을 찾는 가장 완벽한 인생 수업
시대를 초월한 애덤 스미스의 보물 같은 조언들
생전의 애덤 스미스는 묘비에 -『도덕감정론』의 저자, 여기에 잠들다. - 라고 새겨지길 원할 만큼 이 책을 아꼈다. 『국부론』과는 다르게 평생 동안 6번의 개정판으로 고쳐낼 정도였고, 경제학자이기 이전에 도덕 철학자였다. 애덤 스미스는 개인의 인생뿐 아니라 더 살기 좋은 세상까지 원하는 사람들의 욕심을 꿰뚫고 있었다. 그는 사람들의 이런 욕심을 긍정적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삶에 대한 우리 욕심을 만족시킬 답을 찾아주고자 했다. 아무리 힘든 상황에서도 우리는 더 나은 삶, 더 나은 세상을 꿈꾸기 때문이다.
『내 안에서 나를 만드는 것들』은 부, 행복, 이기심, 이타심, 정의, 관계 등 개인과 사회를 만드는 여러 요소들의 본질을 알려주고, 그것들을 좋은 방향으로 이끄는 애덤 스미스의 가르침을 담고 있다. 이런 가르침들은 우리를 한 번 더 생각하게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하고, 겸손하게 한다. 훌륭한 고전이 가지는 위대함이 자꾸 우리를 부끄럽게 한다.
이 책은 나 자신과 가까워지는 소중한 시간을 선사한다. 그렇게 그 시간을 통해 그 누구도 아닌 나 자신과 가까워질 수 있다면, 누구든지 앞으로의 인생을 얻을 수 있다. 스마트폰을 잠시 내려두고 고전이 주는 오래된 향기에 빠져볼 충분한 이유가 되지 않겠는가.
‘돈이 전부다.’라는 논리가 자꾸 사실처럼 되어가는 것 같은 아슬아슬한 시대다. 다행히 사람의 인생은 부에 굴복할 만큼 만만하지는 않다. 우리의 삶은 훨씬 정교하고 섬세하며, 수많은 가치들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제부터는 나를 만드는 소중한 가치에도 깊이 신경 쓰자. 『내 안에서 나를 만드는 것들』이 그런 당신의 노력을 열심히 도울 것이다. 그렇게 나의 내면에 그 가치들을 잘 심어놓는다면, 어떤 어려움이 와도 절대 내 중심이 흔들릴 일은 없을 것이다. 나아가 지금보다 더 잘되는 삶에 성큼 다가갈 수 있을 것이 나를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나 자신일까, 또 다른 무엇일까?
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에 대한 질문인데 쉽게 답이 나오지 않는다. 혹시 내가 아닌 다른 외부적 요소들이 나를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닐까? 직업, 사는 곳, 자동차, 통장 잔고 등 지금 나는 내 바깥에서 만들어지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왜 이 질문이 중요한가?
살아가면서 우리가 원하는 확실한 한 가지 때문이다.
‘잘되는 나’, 더 나은 삶을 이루고 싶은 마음이 그것이다. 그렇다면 진짜 ‘잘되는 나’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국부론』의 저자, ‘자본주의 아버지’라 불리는 애덤 스미스는 어떤 거창한 주장을 펼쳤을까?
애덤 스미스는 이런 인간의 본 모습을 일찍이 알아차렸던 것 같다. 그는 더 나은 삶, 잘되는 나를 만들기 위해 반드시 자기 자신을 알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리고 이에 대한 주옥같은 해답지를 『도덕감정론』이라는 책에 정성스레 담아냈다. 사람과 인생에 대한 그의 통찰력이 빛나는 불후의 역작이다.
이 숨겨진 대작을 스탠포드 교수이자 베스트셀러 저자인 러셀 로버츠가 다시 끄집어내어 쉽게 풀어쓴 책이 출간됐다. 250년 전 쓰여진 고전을 전 세계 현대인의 삶에 맞추어 새롭게 설명한 책, 『내 안에서 나를 만드는 것들』이다. 『도덕감정론』이라는 원저의 중심 내용을 친절한 해설, 재미있는 사례와 함께 읽을 수 있는 교양 도서다.
무엇보다 『내 안에서 나를 만드는 것들』은 옛 고전이 주는 무게감을 덜어내도록, 쉽고 편하게 쓰였다. 그렇지만 원저가 주는 깊이와 감동은 동일하게 느낄 수 있도록 그 핵심과 정수를 고스란히 담았다. 이 책이야말로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인생 예습’이자 ‘인생 수업’이라 할 수 있다. |
Russell Roberts 스탠포드 대학 교수이자 『보이지 않는 마음』 『선택의 논리』 등을 쓴 베스트셀러 저자. 그가 진행하는 팟캐스트 [이콘토크]는 쉬운 경제학 지식을 알려주는 것으로 인기가 높다.저자는 애덤 스미스의 『도덕감정론』을 읽고, 이 책이 주는 감동을 널리 알리고자 이 책을 썼다. 원제가 『How Adam Smith Can Change Your Life』인 이유도 『도덕감정론』을 통해 사람들의 삶이 바뀌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이 책의 출간 직후 『월스트리트저널』 『파이낸셜타임스』 등 유수 언론들로부터 '애덤 스미스의 『도덕감정론』을 일상의 언어로 훌륭하게 재탄생시켰다'는 극찬을 받았다. 독자들에게도 숨겨진 고전을 새로이 소개한 노력을 인정받아 아마존 종합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현재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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