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한전의 계포 이야기, 회복탄력성에 대해
항우의 일급 장수였던 계포(季布). 계포는 초한전에서 끊임없이 유방을 괴롭혔다. 항우를 물리친 유방은 계포의 목에 천금의 상금을 걸었다.
계포는 주씨(周氏) 집에 몸을 숨겼다. 주씨는 계포에게 자신이 시키는 대로 하겠느냐고 했다. 계포는 그러겠다고 대답했다. 주씨는 계포의 머리를 자르고 허름한 옷을 입혀 노예로 변장시킨 다음 다른 노예들과 함께 노나라의 협객인 주가(朱家)에 그를 팔았다.
주가는 대단한 협객이었고, 계포가 누군지 알고 있었다. 주가는 계포의 사면을 위해 유방의 측근들을 설득했다.
제포가 황제를 곤경에 빠뜨린 것은 자기 주군에게 충성한 것뿐입니다. 신하는 군주를 위해 충성을 다할 뿐인데 그렇다고 항우의 신하를 다 죽여야 합니까? 사사로운 원한으로 그를 죽이려고 하니 이는 황제의 도량이 좁다는 것을 천하에 보이려 하는 겁니다.
결국 주가의 노력으로 계포는 유방에게 발탁되어 벼슬이 중랑장에까지 올랐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 대해 사마천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항우 아래서는 어느 누구도 빛을 보기 어려웠다. 그러나 계포는 일찍부터 명성이 대단했다. 직접 적진에 뛰어들어 빼앗은 적기만 해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이러한 계포도 일단 쫓기는 몸이 되자 노예로 변장하면서까지 목숨을 이어갔다. 그러한 결단이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계포는 자기의 능력을 믿고 굴복을 능히 감수했던 것이다. 또한 자기 재능을 발휘하지 못한 채 죽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결국 이러한 굴욕을 참고 견딘 끝에 한나라의 명장으로 이름을 떨쳤다.
진실로 용기있는 자는 가벼운 죽음을 하지 않는다. (현자성중기사賢者誠重其死)
사마천은 헛된 죽음을 경멸한다. 그런 죽음은 ‘아홉마리 소에서 털 하나’를 뽑는 것과 다름 없다. 또 별 볼일 없는 자들이 한순간의 욱하는 감정 때문에 극단적인 언행을 취하는 것은 용기가 아니라 생각이 모자라는 것이라고 비판한다. 그런 자들의 그런 언행은 결국 마음을 다시 먹고 그것을 행동으로 용기가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내 노력과는 무관하게 아직 때가 되지 않아 일이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다. 때가 될 때까지 기다리는 마음이 바로 성숙한 마음이다. 솔개는 때론 먹이를 잡기 위해 전략적으로 닭보다 더 낮게 날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만 보고 솔개가 닭보다 높이 못 난다고 말할 순 없다. 때와 상황에 따라 필요하면 자신을 낮출 수도 있다.
책 추천: 거절당하기 연습
거절당하기 연습
저자 지아 장
출판 한빛비즈
발매 2017.01.24.
저자인 지아 장은 유교 문화권인 중국 베이징에서 나고 자란 수줍음 많고 내성적인 아이였다. 하지만 꿈인 사업가가 되려면 이러한 거절에 내성을 가져야 했기에 100일 동안 황당한 부탁을 해서 일부러 거절을 당하고, 이에 무뎌져보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는 매일 한 번씩 거절을 당하고 그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어 블로그에 올려 보기로 한다. ‘100일 거절 프로젝트’. 100일간 100번의 도전을 하면서, 그는 무섭고 두렵기만 했던 거절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 저자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거절을 받아들이는 연습이라 말한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요구하거나 모두가 반대할 때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는 용기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후천적인 노력으로 습득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첫째 날, 모르는 사람에게 100달러 빌리기
둘째 날, 햄버거 가게에서 햄버거 공짜로 달라 하기
셋째 날, 오륜기 모양 도넛 주문하기
첫날, 그는 처음 보는 경비원에게 대뜸 100달러를 빌려줄 수 있는지 묻는다. 경비원은 당연히 안 된다고 한다. 안 된다는 소리를 듣자마자 그는 더 설득해보지도 않고 그 자리에서 도망친다. 둘째 날은 햄버거 가게에서 햄버거를 공짜로 하나 더 줄 수 없냐고 물었다. 물론 거절당했다.
전환점이 된 것은 3일째 되던 날이었다. 2012년 어느 날 그는 텍사스 주의 한 크리스피크림도넛에서 직원에게 올림픽의 오륜기 모양 도넛을 만들어달라고 한다. 당연히 거절당할 거라 생각했지만 직원이 “알겠다”고 하자 이번엔 오히려 그가 당황한다. 제키라는 이름의 이 직원은 완벽한 오륜기 모양 도넛을 만들어주고 심지어 돈도 받지 않는다.
이 도전을 통해 그는 깨닫는다. 세상은 그가 생각했던 최악의 결말보다 훨씬 친절한 곳이다. 정말 필요한 것은 ‘부탁을 할 용기’뿐이었다. 그리고 그동안 그가 거절이 두려워서 더 시도해보지 않고 포기해버렸던 수많은 일들이 떠오른다. 만약 거절당하는 두려움에 사로잡히지 않았다면, 거절을 수치스럽고 개인적인 실패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한 번 더 시도해봤다면, 또 무엇을 할 수 있었을까? 그는 거절에 대해 좀 더 자세히 파헤쳐보기로 한다.
거절은 거절하는 사람의 당시 의견일 뿐이다. 상대방의 상황에 맞지 않았을 수도 있고, 관심 없는 분야였을 수도 있고, 단순히 컨디션이 나빴을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거절을 당하면 그 이유를 외부가 아닌 본인에게서 찾는다. 본인의 제안이, 나아가 본인 자체가 잘못되었고 가치가 없어서 거절당했다 생각한다. 그러면서 수치심과 무력감에 빠져 허우적거린다.
저자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거절을 받아들이는 연습이라 말한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요구하거나 모두가 반대할 때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는 용기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후천적인 노력으로 습득되는 것이다. 이는 근육과도 같다. 단단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꾸준히 운동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점차 약해지고 위축된다.
인간은 끊임없이 타인에게서 승낙을 구한다. 본인의 제안이 좋은지 나쁜지 타인의 판단을 필요로 하며, “나도 그렇게 생각해”, “좋은 생각이네”, “계속해” 같은 말들로 확인을 받으려 한다. 이때 부정적인 반응을 받으면 금세 포기해버린다.
하지만 가장 먼저 승낙 받아야 할 사람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결국 거절은 자기 자신이 그 거절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문제다. 본인이 통제 가능한 요소에 집중하고 결과는 그와 별개로 생각해야 한다. 거절을 당했다고 그 자리에서 주저앉거나, 남들이 거절하기도 전에 지레 자기가 먼저 자신을 거부하고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면, 그 무엇도 바뀌지 않을 것이다.
결과에 초연하라. 노력이나 행동처럼 자신이 통제 가능한 요소에 집중하고 승낙이나 거절처럼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결과는 별개로 생각한다면, 결국 더 큰 성공을 이룰 수 있다.
-267쪽
'회별방송원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3회] 갑과 을은 돌고 도는 것 (0) | 2017.10.01 |
---|---|
[42회] 항우와 유방의 성격차이, 후흑학이란? (0) | 2017.10.01 |
[36회] 영업내공 5 : Ethos(인간적 호감도 증대) (0) | 2017.02.05 |
[35회] 영업내공 4 : Person(고객 수 늘이기) (0) | 2017.02.05 |
[34회] 영업내공 3 : Acknowledge(실력으로 인정받기) (0) | 2017.01.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