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9월 29일(금)
# 1
긴 연휴를 앞두고 오후 4시쯤 직원들과 잠깐 인사를 나눴다.
그러고 보니 10월 초면 선릉역 쪽에서 로펌 CDRI를 만든 지 만 1년이 된다.
대형로펌, 중형로펌을 거치며 모든 것이 셋팅되어 있던 환경에서 편안히 변호사 생활하다가 LAN선까는 것부터 시작해서 원, 피고 용지 구입하는 문제, 직원들 구인 등 가장 기초적인 사항들을 챙겨야 했던 시간.
나이(?)들어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 한편으로는 좀 아마득했는데, 그래도 더 이상 늦기 전에 내 플랫폼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에 도전한 것이었고.
초반엔 정말 내가 생각해도 사소한 것에 발이 걸렸었다.
# 2
직원들 얼굴을 보고 있자니 고마운 마음이 절로 들었다.
다들 하나같이 조용하고 말이 없는 성격이라 우리 사무실은 정숙 그 자체다. 하지만 일에 대한 자존심은 강하다. 그 점이 참 기특하다.
만으로 12개월이 되는 이번 달 매출이 지난 1년간 매출 중 가장 높았다.
이 점을 직원들에게 밝히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직원들의 표정도 밝았다.
‘밥 벌이’는 결코 가벼이 봐서는 안 되는 중요하고 때로는 신성한 문제다. 우리들의 월급을 책임져주는 사람은 의뢰인이라는 점을 언제나 강조한다.
# 3
“근자열 원자래(近者悅 遠者來)”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잘해주면 멀리 있는 사람도 오게 되어 있다.
논어에 나오는 내가 좋아하는 구절이다.
좀 더 사무실 기반을 잡아서 직원들에게 잘 해주고 싶다. 사장으로서의 자존심. 지금처럼 성실하게 나아가면 가능하겠지.
# 4
이번 연휴에는 해야 할 일이 많다.
당장 급한 일은 제쳐두고
멀리 내다보는 일들을 해야 한다.
나에게 10월 연휴는 대나무의 새로운 마디를 만드는 신성한 수련기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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