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생일기 : 2017년 9월 19일 (화)

2017년 9월 19일 (화)

 

# 1

오늘도 불변기간(不變期間) 리스트를 체크한다. 소송 업무를 진행할 때 반드시 날짜에 맞춰서 서류를 제출해야 하는 데드라인이 있는데 이를 '불변기간’이라 한다. 만약 정해진 기한보다 하루 늦게 항소장을 제출한다든가 항소이유서를 제출한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우리 사무실에서도 약 200여건의 소송을 진행 중이지만, 불변기간은 항상 직접 챙기려고 한다. 후배들과 직원들에게 잔소리도 하고.

변호사들은 당연히 자발적으로 일해야겠지만, 불변기간이 아주 강력한 데드라인이 되어 주기 때문에 일을 진행하지 않을 수가 없다.

 

# 2

여러 매체에 컬럼을 쓰고 있는데, 항상 글은 마감시간에 임박해서 완성된다. 미리미리 써두려고 하지만 그게 안 된다. 마감시간 덕에 많은 컬럼을 쓸 수 있었으니 오히려 마감시간은 내게 고마운 존재다.

팟캐스트 방송 역시 마찬가지다.

인생내공은 일주일에 4번 업로드 되고, 개념탑재는 일주일에 7번 업로드 된다. 물론 내 사무실에 별도로 준비한 홈 레코딩 시스템으로 미리 미리 녹음해 두고, 팟빵 스튜디오에는 2주에 한번씩 가서 몰아서 녹음을 한다.

누가 억지로 시킨 것도 아닌데, 방송 스케쥴 펑크를 내지 않으려 꾸역꾸역 하다보니, 인생내공이나 개념탑재 모두 컨텐츠가 많이 쌓였다.

 

# 3

‘개념탑재’의 경우 처음에는 내가 잘 알고 있는 사자성어나 법률용어로 적당히 때울 수 있었는데, 점점 회차가 거듭하다 보니 밑천이 딸렸다. 새로운 소재 발굴이 필요해서 발을 동동 굴렀다. 하지만 덕분에 막연했던 그리스, 로마 신화의 맥을 잡을 수 있었고, 세익스피어의 희곡부터 시작해서 영미, 프랑스 작가들의 작품을 섭렵하고 있다.

감사할 일이다. 개별 지식들이 쌓이니 서서히 무엇을 더 공부해야 하는지 알 수 있었다.

요즘 개념탑재에서 소개하는 소설들의 경우, 주마간산 격으로 줄거리 위주로 훑고는 있지만, 전체적인 스토리를 이해하고 나니 훨씬 접근이 쉬워졌다.

줄거리 파악 후에 유튜브나 팟캐스트를 검색해서 해당 작품에 대한 오디오북, 해설 강의 등을 이동하면서 듣는다. 어떤 작품을 왼쪽에서 보고 오른쪽에서 보고 위, 아래에서 보면 전반적인 view를 갖게 된다. 이렇게 오리엔테이션을 거치고 나면 이제야 말로 정말 그 작품 원전을 제대로 읽어보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 4

요 몇일 방송 준비 때문에 관련 오디오북이나 강의를 들은 작품이 바로 스탕달의 ‘적과 흑’이다. 완전 푹 빠져버렸다. 막장드라마 분위기가 나긴 하지만 남주인공 쥴리앙 소렐에 빙의되어 격정적인 사랑의 롤러코스터를 같이 타보았다.

신분상승을 위해 온갖 핍박을 받으면서도 이를 견뎌내는 쥴리앙 소렐의 절박함에 안쓰러웠고, 결국 드 레날 부인과의 사랑이 진짜 사랑이었는가라는 데 생각이 미치자 가슴이 아렸다(아.. 이건 호르몬의 작용인가?)

결국 스스로 사형선고를 자초하는 쥴리앙 소렐.

이렇게 드라마틱하면서도 매력적인 캐릭터였단 말인가. 오로지 제목으로만 알고 있던 ‘적과 흑’. Must Read 아이템으로 추가한다.

 

# 5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업무상의 불변기간, 데드라인도 중요하지만, 내 인생 프로젝트의 불변기간, 데드라인도 설정해야 한다. 

설정 안 해 두면 먹고 사는 생활 업무의 불변기간, 데드라인에 다 밀려 버린다. 정작 내가 지금 놓치고 있는 나만의 불변기간, 데드라인은 없는지 돌아봐야겠다.

점검 !

# 6 오늘 업로드 된 팟캐스트

가. 우생

- 강력한 한마디, '당신 생각은 어떻습니까?'

- 어느 에피소드에서 느낀 '결과보다 중요한 과정'

- 편의점을 택시 안으로? 뉴 비즈니스 소개

팟캐스트 듣기 : 11분 52초

http://www.podbbang.com/ch/12612?e=22399235

나. 개념탑재

개념탑재 : 파리의 노트르담

- 에스메랄다를 사랑한 세 남자

- 콰지모도가 에스메랄다에게 사랑을 느낀 이유

- 프롤로 신부의 사랑이 가장 강력하지 않았나?

- 에스메랄다의 페뷔우스를 향한 사랑은 슬프다.

팟캐스트 듣기 : 10분 34초

http://www.podbbang.com/ch/13345?e=22399234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