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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별방송원고

[24회 2부] 직장내공 2 : 관계편 2부


조우성 변호사의 인생내공 팟캐스트 24회 2부 듣기


http://www.podbbang.com/ch/12612?e=22161329





▶  Issue 3 : Weak Link의 중요성


A : 가족, 친척, 고등학교 동창

B : 친구의 친구의 친구, 우연히 모임에서 만난 사람, SNS의 온라인 친구 


A와 B 중 우리의 삶에 큰 영향을 주는 사람은 누구일까? 좀 더 구체적으로 표현해서 변호사인 내게 사건을 소개시켜주고 나를 알리는 데 도움을 주는 사람은 누구일까? 

지금 수행하고 있는 사건들이 어떤 경로를 통해 수임되었는지를 곰곰이 따져보자. A를 통한 수임보다는 B를 통한 수임이 더 많지 않은지? 

‘80/20 법칙’의 저자인 리처드 코치의 ‘낯선 사람 효과’라는 책에서는 A를‘강한 연결(Strong Link)’, B를 ‘약한 연결(Weak Link)’라고 분류한 다음 네트워크가 지배하는 오늘날에는, 기존의 학연, 지연에 기반을 둔 ‘강력한 연결’이 아니라 그냥 알고만 지내는 정도의 ‘약한 연결’이 개인의 성공과 행복에 오히려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지극히 가능성이 낮은 사건들 혹은 낯선 사람들이 서로 얽히면서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내는 과정, 그리고 이를 뒷받침할 과학적인 증거와 법칙들을 보여주는 이 책은 읽는 내내 흥미와 통찰을 제공해 준다. 

현실 속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나가는 기회는 오히려 ‘약한 연결’을 매개로 생겨나기 쉬우며, 성공하고 윤택한 사람과 기업들은 무엇보다 이런‘약한 연결’을 풍부하게 갖고 있었다. 그리고 모든 네트워크는 특별하게 잘 발달된 연결망을 확보한 소수의 개인, 이른바 ‘슈퍼커넥터(Superconnector)’에 의해 좌우되며, 언제 어떤 ‘허브(공동의 목표를 위해 함께 협력하는 사람들의 모임)’에 속할 것인가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오히려 강한 관계에만 얽매여 있을 경우에만 여러 가지 확장 가능성을 줄이는 부정적인 효과가 발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나에게 의미있는 약한 연결이 무엇이며 그 약한 연결을 확대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할 것인지 생각해 볼 일이다. 

나는 이러한 약한 관계가 점점 중요해진다는 점에 더하여 ‘한 번의 만남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하고 싶다. 

강한 관계에서는 내가 한 번 실수를 하더라도 다음에 이를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하지만 약한 관계의 사람들과는 자주 만나지 못한다. 따라서 한 번의 만남에서 주고 받는 인상이 그 사람에 대한 이미지를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만나는 순간 순간 최선을 다하고 좋은 마음으로 대해야 할 현실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 인상은 그 사람과 헤어지고 나서 오랜 기간 머릿속에 자리잡는다. 그러다가 어떤 계기가 되면 ‘아, 맞다. 그 때 그 사람을 소개해 주면 어떨까?’라는 생각과 함께 오랜만에 연락을 하게 된다. 

외면적으로 보이는 것이 그 사람의 100% 실상은 아니겠지만, 약한 관계가 점점 확대되어가는 현상을 감안할 때 우리는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기억될 그 짧은 순간’에 최선을 다하고 타인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 노력이 나중에 어떤 식으로 나에게 되돌아올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단순노출효과 [Mere Exposure Effect]


우리는 어떻게 해서 누군가에게 호감을 갖는 것일까요? 꼭 이성이 아니더라도 물건이든, 사상이든, 제도든 간에 왜 호불호가 생기는 것일까요?

이성 친구에게 호감을 사려 애쓰는 젊은이로부터, 고객들의 마음을 선점하려 모든 수단을 동원하는 광고주에까지 미스터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물론 누군가가 누군가를 좋아하는 것에 이유를 붙인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일 수도 있지만, 인간 심리가 또한 몇 가지 근본 법칙에 의해 움직이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자주 접할수록 호감이 간다는 법칙을 살펴보려 합니다.

대만의 한 남성이 멀리 떨어져 사는 여자 친구의 마음을 사려고 러브레터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직접 만나지는 못하지만, 열렬한 러브레터는 여성의 마음을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불과 2년이 넘지 않는 기간 동안 무려 400통의 편지가 배달되었고, 흔들리던 여성은 드디어 결혼을 승낙했습니다. 그런데 그녀가 결혼한 사람은 편지를 쓴 사람이 아니라, 그 편지들을 열심히 날랐던 우편배달부였답니다.

우리는 낯선 사람이나 사물에 대해선 경계심이나 불편함을 갖게 마련이지만, 차츰 접하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왠지 모를 친근감을 느끼게 됩니다.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로버트 자이언스(Robert Zajonc)는 피츠버그 대학의 한 강의실에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 외모의 여학생들을 들여보냈습니다. 단 여학생에 따라 15회에서 0회까지 수업에 들어가는 횟수에 차등을 두어 조정하였고, 또한 클래스의 원래 학생들과 아무런 이야기도 나누지 말고, 수업이 끝난 후 따로 만나지도 못하게 했습니다.

한 학기가 끝난 후 클래스의 남녀 학생들에게 이들 여학생의 사진을 보여주고, 가장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얼굴 순서로 나열하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15회 들어간 여성을 가장 매력적인 얼굴로 뽑았고, 한 번도 들어간 적 없는 낯선 얼굴을 가장 매력 없는 얼굴로 뽑았습니다. 더불어 완전히 들어맞진 않아도 선호도는 강의실에 들어간 횟수와 비례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자이언스와 그의 동료들은 얼굴에 대한 태도가 노출의 횟수에 따라 달라지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단순노출 효과(Mere exposure effect)’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자주 보면 정이 들고, 만나다보면 좋아진다는 것이지요. 이를 적용하면 우편배달부와 결혼한 대만 여성의 심리도 이해할만 합니다. 낭만적인 연애편지로 인한 로맨틱한 분위기에 젖은 상태에서, 400번에 걸쳐 동일한 청년(우편배달부)의 얼굴과 목소리에 노출되었으니 호감이 생겼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버스에서, 전철에서 매일 아침 마주치는 얼굴에 이성적으로 끌리게 되고, 티격태격 다투던 직장 동료와 사랑에 빠지며, 오랜만에 만난 초등학교 동창생과 열정적인 밀회를 하게 되는 것 모두 이러한 단순노출 효과의 영향 때문입니다.


단순노출 효과는 사람에게만 적용되지 않습니다. 지금은 프랑스 파리의 명물이 되어 있는 에펠탑은 1889년 처음 건립되었을 때만 해도 파리 시민들의 혐오의 대상이었습니다. 지금까지 본 적이 없었던 거대한 철골 구조물에 대해 사람들은 고풍스러운 파리 정경을 완전히 망쳐놨으며, 악마의 표시 같다는 혹평도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완공되자마자 철거가 논의될 정도로 당시 시민들의 반응은 심각했는데, 그런 에펠탑을 구제한 것은 오로지 당시 처음으로 보급되기 시작한 무선 송신의 중계소로 더할 나위 없이 안성맞춤이라는 이유였습니다. 가까스로 철거를 모면한 에펠탑은 이후 파리 시민의 자랑이자, 파리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멀리서도 에펠탑 모습을 바라보며 지나칠 수밖에 없었던 시민들은 어느새 정이 들고 만 것입니다.


▶  Issue 4 : 인간관계에서 점수를 매기지 말라


당신의 영향력은 타인의 이익을 얼마나 우선시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내가 말하는 인맥이란 꼭 자네의 거래처나 고객을 의미하진 않네. 자네를 알고, 좋아하고 신뢰하는 사람들로 이루어진 네트워크를 말하는 걸세. 자네에게서 무언가를 사진 않지만 항상 마음 깊은 곳에 자네를 품고 있는 사람들 말일세."

그는 몸을 수그리며 좀 더 힘을 실어 말했다.

"자네의 성공을 보기 위해 자신의 시간과 관심을 쏟는 이들을 말하는 걸세. 알겠나? 물론 자네도 그들에 대해 같은 마음을 품고 있어야지. 그들은 걸어다니는 개인 사절단이야. 이렇게 개인 사절단을 갖추게 된다면 자네가 손을 쓸 필요도 없이 여기저기서 의뢰가 들어올 걸세."

조는 항상 자신이 탄탄한 인맥을 갖추었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그는 지금 마음속으로 자신의 사업계약이나 인간관계를 재검토하고 있었다. 걸어다니는 개인 사절단이라. 그의 인맥도 이렇게 표현할 수 있을까? 그가 아는 모든 이들이 과연 '그의 성공을 보기 위해 시간과 관심을 쏟을까?' 그의 지인 가운데 이런 표현에 어울리는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있나?

샘이 다시 입을 열었다. 이번에는 좀 더 차분하고 조용한 목소리였다.

"그런 형태의 인맥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나, 조?"

조는 고개를 들어 샘의 눈을 바라보았다.

"네."

노인의 두 눈이 조를 향했다.

"점수를 기록하는 걸 그만두게."

조가 눈을 깜박였다.

"무슨 뜻입니까?"

샘은 다시 의자에 등을 기대어 앉았다.

"말 그대로야. 점수를 기록하지 말라고. 그건 인맥을 만드는 게 아니라 포커를 치는 거라네. 사람들이 말하는 윈-윈 전략'이 뭔지는 알고 있겠지?"

조가 고개를 끄덕였다.

"언제나 쌍방이 함께 앞으로 나아갈 방법을 찾는 겁니다."

"맞았네. 듣기야 근사하지. 적어도 이론상으로는 그래. 그렇지만 대부분의 경우 소위 '윈-윈 전략'이란 위장된 점수 기록에 지나지 않네. 모두 비기긴 하지만 어느 쪽도 이익을 얻지 못하는 확실한 방법이지. 어떻게 보면 공평해. 내가 네 등을 긁어주었으니 이제 내 등도 긁어주라는 식이랄까."

그는 슬픈 듯 고개를 저었다.

"사업이나 삶이나 다른 모든 영역에서 인간관계의 기본을 '누가 누구에게 어떤 빚을 지고 있는가'에 둔다면, 절대로 친구를 만들지 못해. 채권자로 남을 뿐이지."

지난 금요일에 통화를 하다가 자신이 한 말이 기억났다.

"잠깐, 기다려 칼. 나한테 빚진 거 있지! 잘 알잖아! 00종목에서 짭짤한 수익을 올린 게 다 누구 덕이었는데?"

샘은 다시 몸을 내밀었다.

"엄청난 성공에 이르는 세 번째 법칙을 알고 싶나?"

조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정말 간절히 알고 싶습니다."

"상대방을 배려하게. 상대방의 이익이 뭔지 살피고 그 사람의 뒤를 돌봐주게. 50대 50 따위는 잊어버려. 그건 무조건 지는 전략이라네. 100퍼센트, 승리를 거두는 유일한 전략은 바로 100퍼센트를 주는 거야.

상대방이 이기도록 하는 게 바로 내가 이기는 길이지. 상대가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게 해주게. 다른 사람의 승리에 집중하는 걸세. 세 번째 법칙인 영향력의 법칙을 말해주겠네."

- 레이첼의 커피 중에서 - 


▶  Issue 5 : Smart한 기버가 되자


이하는 '기브앤 테이크'의 저자 아담 그랜트 교수와 제(조우성 변호사)가 가상 대담하는 형식을 빌어 책의 내용을 소개한 것입니다.




이용만 당하는 기버의 3가지 요건(첫째, 사람을 너무 신뢰하고, 둘째, 과도하게 공감하며, 셋째, 지나치게 소심하다는 점입)


.조 : 이번에는 실패하는 기버(Giver ; 남들에게 잘 베푸는 사람)의 세 번째 특징인 ‘지나치게 소심함’은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에 대해 교수님과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애덤 그랜트 :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너그러운 앙갚음’ 전략을 가져야 합니다.          

조 : ‘너그러운 앙갚음’이라... 너그럽다는 말과 앙갚음이 충돌하는 듯 합니다만. 

그랜트 : 현명한 기버들은 테이커(taker : 자기것만 챙기는 데 집중하는 사람)를 만나면 태세를 전환해서 매처(matcher ; 주는 것과 받는 것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는 사람)처럼 행동합니다.     

신뢰를 쌓기는 어려워도 무너뜨리기는 쉬우므로 처음에는 기버로 시작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그렇지만 상대가 테이커라는 것이 분명해지면 기버는 행동양식을 매처의 전략으로 바꿔야 합니다.

제 조언을 받은 어느 컨설턴트는 이렇게 말하더근요.          


“테이커에게는 시간을 많이 주지 않는 것이 제 본성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확실히 그들에게 시간을 낭비하지 않죠.”          

조 : 팃포탯(Tit for tat ; 받은 대로 갚기 혹은 맞대응)이라 불리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전략을 쓴다는 말씀이죠?          

그랜트 : 큰 틀에서는 일치합니다. 다만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순수한 팃포탯은 매처들이 취하는 방식이죠. 협력으로 시작할 때는 상대가 경쟁적으로 돌변하지 않는 한 그 태도를 유지하되, 상대가 경쟁적으로 바뀌면 나도 똑같이 경쟁적으로 대응하는 겁니다.     

그런데 하버드대학의 수리 생물학자 마틴 노왁(Martin Nowak)은 변형된팃포탯이 더 유리하다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그것은 ‘너그러운 팃포탯’으로 불리는데, 

이에 따르면 선행은 절대 잊지 않되 악행은 더러 용서하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협력으로 시작해 상대가 결정적으로 배신할 때까지는 그 자세를 유지하라고 합니다.          


조 : 너무 똑같이 대처하지는 말고 약간 너그러워지는 것이 궁극적으로 유리하다는 말씀이네요.          

그랜트 : 네, 너그러운 팃포탯은 약 2/3만 경쟁적으로 행동하고 세 번에 한 번 정도는 협력적이 태도를 유지하는 전략입니다. 이를 따르면, 지나치게 가혹해지는 일 없이 베푸는 행동에는 보상하고 테이커의 행동은 억제하는 균형을 이룰 수 있습니다.        

조 : 정리해 보자면, 실패하는 기버는 틀 타인을 믿는 실수를 저지르는 데 반해, 성공한 기버는 기본적으로 상대를 신뢰하는 것으로 시작하지만 상대의 행동이나 평판이 테이커로 드러나면 언제는 행동양식을 조정하는군요.          

그랜트 : 어느 성공적인 기버는 상대가 테이커라는 것을 알아차리고도 계속 도움을 주지만 훨씬 더 조심스럽게 접근한다면서 이렇게 말하더군요.     

“그들을 덜 도와주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도와주는 방식은 달라지죠.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대답하지만 대화는 나누지 않습니다. 그렇게 하다면 실질적인 조언이나 지도가 될 만한 내용이 많지 않습니다.”      

조 : 말씀을 듣고 보니 이해가 됩니다. 기버의 소심함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겠습니다.          


그랜트 : 한가지 더 추가할 것이 있습니다. 기버들은 소심해서 ‘남들에게 강하게 이야기를 못하는’ 약점이 있거든요. 이 약점을 극복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하나 더 있습니다. 남성과 여성의 차이를 알아보는 것에서 시작해 보죠. 님성과 여성은 비슷한 액수에서 연봉 협상을 시작하지만 최종적으로 계약서에 서명할 때는 차이가 있습니다.      

카네기 멜론대학 경제학자 린다 밥콕(Linda Babcock)이 이 분야에 대한 통계를 근거로 연구를 했지요.     

통계에 따르면, 남성은 절반 이상(57%)이 첫 연봉에 대한 협상을 시도하지만 그렇게 하는 여성은 단 7%에 불과했습니다. 남성이 여성보다 8배 이상 더 많이 협상을 시도한 거죠. 협상을 시도했던 남성들은 평균 7.4% 더 높은 초임을 받고 일을 시작했습니다.          


조 : 흠, 여성들이 자신의 요구를 좀 더 치열하게 하지 못하는 이유가 뭘까요?       

그랜트 : 연구결과에 따르면 여성이 자신 있게 협상에 임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여성은 따뜻하고 친절해야 한다’는 사회적 기대를 저버릴까 봐 두려워하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조 : 일종의 편견인데 의외로 그 편견이 큰 영향을 주나 보군요. 여성 뿐만 아니라 평화주의자인 기버들도 그런 마음을 갖겠군요.          

그랜트 : 네, 성별을 떠나 기버라면 누구나 이런 성향을 갖고 있습니다. 여러 실험을 통해 기버는 남녀 모두 협상 과정에서 더 나은 선택이 있음에도 그저 상대방을 행복하게 해주려고 상당히 양보할 의사가 있음이 드러났습니다.          

조 : 기버는 ‘착한 사람 콤플렉스’를 갖고 있군요.          


그랜트 : 기버는 대체로 겸손하며 직접적으로 자기 주장을 내세우는 것을 불편해합니다.     

또 다른 실험에 따르면, 기버는 제로섬 상황(내가 이익을 보면 상대가 손해를 보는 상황)에서 스스로 자기 이익을 대변하는 것을 부끄러워 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연봉협상 할 때도 기버는 매처와 테이커보다 더 낮은 금액을 요구하며 덜 만족스러운 금액을 받아들입니다. 특히 상냥한 기버들은 자기 주장을 내세우기를 꺼려하는 성향을 보이는데 그로 인해 본인의 재정상태가 많이 나빠지더군요.          

조 : 기버가 계속 그렇게 살 수많은 없을 텐데요. 뭔가 좋은 솔루션이 없을까요?          


그랜트 : 추천할 만한 솔루션이 있습니다. 바로 ‘역할바꾸기’입니다.          

조 : ‘역할바꾸기’라구요? 협상을 할 상대방과 입장을 바꿔보는 상상을 하라는 건가요?          

그랜트 : 아닙니다. 협상을 하는 상대방과의 역할 바꾸기가 아니고, 자신이 위하고 보호해야 할 사람의 입장이 되라는 겁니다.          


예를 들어보죠.     

A는 지금 연봉협상을 해야 합니다. 그때 A는 자신이 A가 아니라 A의 멘토가 되었다고 상상해 보는 겁니다. A의 멘토라고 상상하니, A에게 여러 가지 조언할 것들이 생각났는데, 그것들을 바탕으로 협상에 임했더니 예전보다 훨씬 많은 것들을 얘기할 수 있었다는 겁니다.          

조 : 음, 내가 아니라 타인을 위해 노력해 준다..라는 자기 최면을 해보라는 거군요.          

그랜트 : 에밀리 아마나툴라와 마이클 모리스도 비슷한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그들은 남녀 실험 참가자들에게 가상으로 매력적인 일자리를 제의받은 상황을 상정해주고 조건을 협상해 보도록 했죠.      

다만, 그들 중 절반은 입사 제의를 받은 사람 본인의 입장에서 협상을 벌이게 했고, 나머지 절반은 그 제안을 받은 사람의 친구로서 협상을 대신 이끌 자격이 있다고 상상해 보도록 한 겁니다.          

조 : 아하, 마치 프로야구 선수들의 연봉협상을 에이전트가 대신해 주는 것 같은 형식이군요.          


그랜트 : 남성은 자신을 위해 직접 협상할 때나 친구 대신 협상할 때 모두 초봉으로 49,000달러를 요구했습니다. 여성은 다른 결과가 나왔죠. 자신을 위해 협상할 때 요구한 초봉은 남성보다 평균 16.7% 적은 42,000달러였습니다. 반면 친구를 대신해 협상을 맡은 여성은 남성과 마찬가지로 평균 49,000달러를 요구했습니다.     

결국 기버는 다른 누군가를 대변해 협상을 벌일 때 더 뛰어난 협상가가 될 수 있는 겁니다.           


조 : 그럼 기버는 본인의 일에 대해서도 본인의 입장에만 매몰되지 말고 누군가의 입장을 대변하는 마인드를 갖는 것이 도움이 되겠네요?          


그랜트 : 새미어라는 여성의 예를 들어보죠.          

그녀는 첫 번째 회사에서는 연봉 협상하기를 부끄러워했는데, 그때는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했죠. 

하지만 두 번째 회사에서는 협상에 임할 때 마음자세를 바꿨습니다. 

‘가족의 이익’을 대변했던 것이죠. 

자기 자신만 책임질 때는 호구일지 몰라도 기버는 결코 다른 사람이 피해를 보는 걸 원치 않습니다.          


“나는 이것을 나 자신과 싸워 스스로 동기를 부여하는 정신적인 무기로 삼았습니다. 해답은 내가 가족을 대표하는 대리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었죠. 한 사람의 기버로서 나는 너무 강하게 밀어붙이는 것에 죄책감을 느낍니다. 그러나 ‘여기서 나약해지면 나에게 의지하는 내 가족이 다칠 뿐’이라고 생각하자 죄책감이 사라졌어요.”          

이것은 성공한 기버의 전략이었습니다. 한편으로 그녀는 기버가 늘 하는 대로 타인의 이익을 위해 행동합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의도적으로 가족을 대변함으로써 그들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자신의 이익을 확보했죠. 그렇다고 그녀가 테이커처럼 밀고 나간 것은 아닙니다. 그녀는 회사와 가족의 이익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낸 겁니다.          


조 : 아주 공감합니다.     

저 역시 기버 성향이 강해서 남들에게 강한 요구를 못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변호사로서 의뢰인을 대리할 때는 상대방에게 사소한 것도 관철해내려고 노력합니다. ‘내가 무너지면 의뢰인에게는 손해가 돌아간다’는 생각 때문이지요. 그리고 그 때는 어떤 사명감도 느끼게 되구요.          


그랜트 : 고객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할 수 있습니다. 어떤 팀장은 무리한 요구를 하는 고객에게 질질 끌려다녔죠. 그런데 그 무리한 요구를 받아들이다보면 팀원들 전부가 힘들어질 수 있음을 깨달은 그는 입장을 바꿨습니다.          

“고객이 비합리적인 요구를 해오면 나는 그것이 우리 팀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거나 팀원들을 과로로 힘들게 할 수 있다고 설명해요. 고객은 내가 그들을 위해 진지하게 애쓴다는 걸 알기 때문에 내가 부탁을 거절할 때도 효과가 커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죠.”          

조 : 논의를 정리해 보자면 ‘기버들이 소심해지지 않으려면 무언가를 요구하거나 협상을 할 때 내 이익만 대변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나를 둘러싼 사람들의 이익까지 고려한 다음 ’나의 대리인‘이 되어 당당하게 임하라’     

가 되겠군요.      

뭔가 실마리가 잡히는 느낌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