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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생(우성생각)일기

우생일기 : 2017년 9월 25일(월)

2017925()

 

# 1


의자사람이 앉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다. 따라서 사람이 앉기 위한 목적에 부합되게 잘 만들어지면 그것은 의자의 기능을 다하는 것이다.


샤르트르는 이 때 사람이 앉기 위한 목적본질’. 실제 만들어진 의자실존이라 보았다.

대부분의 사물은 본질이 먼저 정해지고, 본질에 충실한 실존이 만들어진다. -> ‘본질실존에 앞선다.

 

# 2


하지만 샤르트르는 인간만은 실존본질에 앞선다고 보았다.




인간에게는 각 인간마다 규정지을 본질이 없다. 인간은 세상에 그냥 던져져 있을 뿐이다. 자신이 아무 이유 없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이 극단적인 허무를 깨닫는 순간 인간은 비로소 진정한 자유를 펼칠 수 있다. 자신에 대해 원래부터 결정되어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나를 본질적으로 구속하는 것은 없다.

따라서 나는 스스로 선택하고 행동하며 책임짐으로써 자신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만들어 갈 뿐이다. 인간은 스스로 삶의 의미를 만들어 가는 창조적 존재이다.


따라서 인간의 경우,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

 

# 3


그냥 인간도 개개인의 본질이 딱 정해졌으면 오히려 편할 수 있다.


넌 말야, 공무원을 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야.”

전 배우기 되기 위해 태어난 것 같아요.”


이런 언급은 본질이 실존에 앞서는 표현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은 실존이 본질에 앞선다. 나는 내가 얼마든지 자유롭게 규정하고 발전해 갈 수 있다는 의미.

한편으로 이러한 자유는 부담스럽기도 하다. 자유로운 사람은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져야 하기에 늘 고민과 불안에 싸여 있다.


진정한 인간, 완전히 자유로운 인간은 다른 것에서 자신의 의미를 찾지 않는다. 주변과 상황을 핑계 대지 않고 항상 주체적으로 살기에 긍정적이며 도전적이다. 진정한 인간 실존은 이런 모습이어야 한다.

 

# 4


공자가 군자를 일컬어 일정한 형태의 그릇이 되어서는 안 된다군자불기(君子不器)’ 강조했다.

군자는 자체로 목적이면서 다양한 형태로 쓰임새가 있어야지

어느 한정된 하나의 쓰임새(본질) 남으면 된다는 의미.

공자의 군자불기 샤르트르의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 말은 서로 일맥상통하는 하다.

 

# 5


후배 S.


내가 변호사된 2년쯤 되던 1998년쯤 찾아와서 2년만 사법시험 공부하고 싶은데, 집에서 지원을 해주기 힘든 상황이라 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연대보증을 서달라고 했다. 아슬아슬한 점수 차이로 계속 사법시험에 낙방하고 있던 .


2000 원인지 2500 원인지 정확히 기억이 나지만. 연대보증으로 인한 좋지 않은 결과를 많이 봐왔기에 주춤하는 마음이 있었던 것도 사실. 하지만 오죽하면.. 이라는 생각이 들어 같이 은행에 가서 연대보증을 섰다. 후배는 2년간 시험을 준비했고, 결과적으로 낙방.

 

# 6


후배는 깨끗이 포기하고 취직을 했다. 대출금은 뒤에 본인이 갚았다. 나는 한번도 금융기관으로부터 이자독촉을 받은 없다.

추석, 설날만 되면 배나 사과 선물을 보내온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선물을




거의 15-16년이 지났는데도 매년.


“00. 이젠 그만 보내줘도 된다. 내가 민망하네.”


언젠가 만났을 이렇게 말하자, 후배는 씨익 웃는다.

 

# 7


고마운 마음을 얼마나 잊고 사는가.


나도 신세를 사람이 많다. 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다음에는 인사를 챙기지 못하게 되고, 한번 인사를 챙기지 못하면 이후에는 서먹서먹해져서 아예 외면하게 된다.


그렇게 멀어진 사람이 된다. 정말 내가 힘들 사심 없이 도와 분들인데. 역시 사람은 화장실 때와 나올 마음이 달라진다더니.


후배 S 일관된 마음 씀을 보고 스스로를 반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