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우성의 인생내공 팟캐스트 10회 듣기
http://www.podbbang.com/ch/12612?e=22123642
# 1
(주)지웨이테크의 김수명 대표.
미국 아이비리그 출신의 수재에 만능 스포츠맨.
현재 주력 사업분야인 신재생에너지쪽으로 박사학위를 갖고 있는 사람이다.
회사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에 대해서 그 누구보다 정확한 진단을 내리고, 또 그에 걸맞는 해결책을 제시한다.
그런데 김수명 대표의 나쁜 버릇 한가지.
자신이 진행하는 사항에 대해서 누군가 이의를 제기하면 ‘그래요? 과연 누가 맞는지 볼래요?’라면서 꼭 내기를 하자고 한다. 단순히 지나가는 이야기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두고 두고 그 내용을 기억했다가, 한참의 시간이 흐른 후에 반드시 복기(復碁)를 한다.
‘최이사님. 그 때 이 문제 해결 방식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하셨죠? 그런데 지금 와 서 보니 어떠세요? 제가 예측한 대로 결과가 나왔지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 상황을?“
# 2
김대표의 천재성은 언제나 빛을 발한다. 그런데 김대표의 천재성을 빛을 발하는 것과 비례해서 임직원들은 별다른 의견을 제시하지 않으려고 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 버렸다. 김대표는 꽤나 많은 연구진들을 영입했지만, 항상 의견이 엇갈릴 때 그것을 기억했다가 나중에 되새김질하면서 확인사살(?)을 해대니, 우수한 인재들도 ‘내가 회사 주인도 아닌데 뭐 굳이... 사장님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될 것을’이라는 패배감에 빠지는 것이다.
회사 분위기가 그렇게 돌아가는 것을 그 천재적인 김대표는 왜 모를까? 몇 몇 임직원과 사건 관계로 대화해보면 금방 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데 말이다.
# 3
무릇 CEO는 자신이 속해 있는 그 분야의 일을 가장 많이 알고 있을 것이다. 뛰어난 참모들이 있다 하더라도 CEO 본인만큼 치열하게 고민을 했을 리가 없다. 그런데 만약 CEO가 능력까지 출중하다면, 적어도 그 조직에선 CEO를 따라올 자가 없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그 CEO가 자신의 재주를 펼치면서 신나게 원맨쇼를 할 것인가,
아니면 (지루하고 힘이 들더라도) 조직원들의 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할 것인가. 한비자는 윗사람이 ‘장기를 부리기 시작하면’ 모든 일은 균형을 잃는다고 경고한다.
“대저 사물이란 그 적성이 있으며 재능도 쓸 데가 따로 있어서 각각 거기에 걸맞게 구실한다면 위에 있는 자가 무위(無爲) 그대로 있을 수 있다.
닭에게 새벽 시간을 알리게 하고 고양이에게 쥐를 잡게 하듯이 각자의 능력을 활용하면 위에 있는 자가 따로 일하지 않아도 된다.
한편 위에 있는 자가 장기를 앞세우면 모든 일에 균형을 잃는다.
자기 자랑이 심하고 자신의 능력을 믿으면 아랫사람에게 속임당하기 쉽다.
구변 좋고 영리하다고 지나치게 자부하면 아랫사람이 빌붙어 일을 꾸민다.
위 아래가 그 할 일을 바꾸면 나라는 그 때문에 잘 다스려지지 않는다.
- 양권(揚權) 편 중에서 - “
# 4
아울러 한비자는, 군주는 모름지기 신하로 하여금 그 수고로움과 지혜를 최대한 뽑아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현명한 군주는 지자(知者)로 하여금 생각을 자아내게 하고 그에 따라 결정을 내린다. 그러므로 군주는 지혜에 궁하지 않다.
또 군주는 현자를 임용하여 그 능력을 발휘시킨다. 그러므로 군주는 능력에 궁하지 않다.
그리하여 사업이 성공하면 군주의 공덕으로 되고, 실패하면 신하의 책임으로 된다. 따라서 어떤 경우건 군주의 명예는 좀처럼 손상될 까닭이 없다.
이렇게 함으로써 군주는 비록 그 자신이 어질지 않더라도 현자의 지도자로 되며, 슬기가 없더라도 지자의 통솔자로 될 수 있다.
신하는 노고하고 군주는 그 성공을 차지한다. 이것이 현명한 군주의 규범이다.
- 주도(主道) 편 중에서-
# 5
우리가 흔히 쓰는 ‘타산지석’이라는 말은 '타산지석 가이공옥(他山之石 可以攻玉)‘에서 비롯되었다.
≪詩經(시경)≫ 小雅(소아)편 鶴鳴(학명)이라는 詩(시)에 이 문구가 나오는데, 이 시는 草野(초야)에 있는 어진 사람들을 데려다가 임금의 덕을 더욱 아름답게 만드는 재료로 삼으라는 뜻을 전달하는 시로, 다른 산의 돌은, 그로써 옥을 갈 수 있다고 끝을 맺고 있다.
즉 ‘타산지석’ 다음에 나오는 ‘가이공옥’, 이 부분이 핵심이다.
내가 갖고 있는 옥돌을 곱게 갈려면 같은 옥돌로는 갈아지지 않는 법, 강도가 서로 다른 돌로 갈아야 한다는 것이다.
# 6
현자(賢者)와 지자(知者)를 쓸 수 있다는 자체가 리더의 위대함을 증명하는 것이다. 그것을 가능케 하는 조건은 리더의 ‘선택하는 능력’이다.
통치자가 자만한다는 것은 위험한 징조이다.
위나라의 무후(武侯)가 신하들과 더불어 작전회의를 가졌는데 군신 중의 누구도 그를 따르지 못했다. 퇴출할 때 무후는 자신만만한 희색을 보였다.
이에 오기가 타일렀다.
“옛날에 초나라의 장왕이 작전회의를 열었는데 모두 왕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그러자 장왕은 회의를 끝내면서 수심에 잠겼습니다. 신공이 ‘왜 걱정하십니까?’하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장왕은 대답했습니다.
‘어떤 시대건 성인이 있고 어떤 나라건 현자는 있게 마련이라고 한다. 성인을 스승으로 모시면 왕이 되고 현자를 벗으로 삼으면 패자(覇者)가 된다고 들었다. 그런데 지금 과인이 신통치 않은 처지인데도, 군신이 과인보다도 못하니 초나라는 위태롭지 않겠는가?’
초나라의 장왕은 그렇게 걱정했습니다. 그런데 주군께서는 오히려 그 점을 도리어 기뻐하고 계시니 근심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오자, 도국(圖國))
# 7
마키아벨리는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어떤 군주의 두뇌의 우열을 측정하려면 먼저 그 군주의 측근을 보면 된다.
측근이 유능하고 성실하면 그 군주가 총명하다고 평가해도 틀림이 없다는 것이다. 군주가 그들의 실력을 알아내는 사람이며 그들로 하여금 탓할 바 없 충성을 다하게 하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 측근이 무능하다면 그 군주에 대해 좋은 평가를 줄 수 없다. 그 군주가 인선(人選)에서 벌써 과오를 범했기 때문이다. (군주론 제22장)
# 8
한 고조 유방이 천하통일 후 낙양의 남궁에서 크게 주연을 베풀면서 군신에게 물었다.
“이 자리에 모인 제후, 장군들은 어찌하여 내가 천하를 차지했으며, 또 어찌하여 항우가 천하를 잃었는가를 말해 보라”
이에 왕릉이 대답하기를,
“폐하는 사람들을 깔보고 항우는 인자하여 사람들을 사랑했으나, 다만 폐하는 승리한 장군에게는 봉토를 주어 천하와 이익을 나누었습니다.
하지만 항우로 말하자면, 현자를 꺼리고 능력자를 시기했으며, 공 있는 사람을 죽이고 현자를 의심하여 전쟁에 이기더라도 장군에게 시상하지 않았고, 토지를 얻어도 사람들에게 나누지 않았습니다. 항우가 천하를 잃은 이유는 바로 그것입니다.”
그러자 고조는 말했다.
“공(公)은 아직 하나를 알되 둘을 모른다.
본시 중앙에서 정략을 꾸미고 승리를 천 리 바깥에서 겨루는 전략을 짜는 데 있어서 나는 장량(장자방)보다 못하다. 국가를 다스리고 국민을 살펴 전선에 양식을 공급하는 등 군수 조달에 있어 나는 소하에 미치지 못한다. 백만의 대군을 배치하여 싸우면 반드시 이기고, 공격하면 반드시 점령하는 군사지휘능력에 있어 나는 한신에 미치지 못한다. 이 세 사람은 모두 뛰어난 인재들인데, 나는 그들을 잘 쓸 수 있었다. 내가 천하를 장악한 이유이다.
한편 항우는 오직 한 사람뿐인 범증이라는 인재가 있었으나 그나마 활용하지 못했다. 그리하여 항우가 나에게 패하고 만 것이다.” (사기 고조본기)
리더는 자신의 참모들을, 그리고 그들의 능력을 냉정히 살펴볼 일이다.
# 9
미국의 철강왕 앤드류 카네기는 자신의 묘비명을 스스로 선택했다고 한다.
“Here lies a man who knew how to enlist in his service of better men tha himself.” (여기 자기보다 나은 사람을 쓸 줄 알았던 사람 잠들다.)
#10
다른 한편 암군(暗君)의 경우는 현신(賢臣)을 시기하는 것이 고작이었으며, 어쩌다가 주변에 남아 있던 충신들마저 끝내 희생시키고 말았다. 이러한 암흑시대에는 유능한 인재들이 탈주나 저항에 바빠야만 했던 것이다. 다시 한번 반복하건대, 통치자에 대한 평가의 기준은 우선 그 둘레에 잇거나 그가 발견하고 키워낸 인재들의 질과 양으로 설명된다. 결국 대인물이 아니면 대인물을 등용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른다.
# 11
피트 드러커는 효율적 경영자론이라는 책에서 리더는 ‘전문성(Speacilaty)의 함정’에 빠져서는 안된다고 경고한다.
“전문(專門) 자체는 하나의 단편에 불과하여 아무런 성과도 생산하지 못한다. 한 전문가의 산출물이 다른 전문가의 산출물과 결함될 때 비로소 전체로서의 일정한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어떻게 전문가를 일반가로 교육하는가에 있지 않다. 오히려 전문가로 하여금 그 자신과 그 전문을 정녕 효과적으로 되게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가 문제이다.”
결국 리더는 전체적인 관리자로서 악단의 지휘자에 비유할 수 있다. 그의 조정활동은 서로 다른 전문가, 연주가들간에 조화성 있는 일체적 관계를 수립하는 데 있다는 것이다.
# 12
중국천하를 통일한 진 제국의 시황제는 사람됨이 나서부터 완고하고 독선적이어서 무엇이든 직접 처리하려 했고, 따라서 크고 작은 것을 막론하고 온갖 국무는 군주에 의하여 결재되었다고 한다.
나중에는 결재서류가 너무 많아 저울로 다루면서 낮에 처리할 것과 밤에 처리할 업무를 구분하는 형편에 이르렀으니 좀처럼 휴식할 수도 없었다는 것이다.
한비자는 다시금 군주의 원맨쇼를 경계한다.
# 13
“한사람의 힘은 여러 사람의 힘에 대적할 수 없고 한 사람의 지혜는 만사에 통달할 수 없다. 그러므로 군주는 혼자만의 역량보다는 일국의 역량을 동원해야 할 것이다.
개인의 지혜와 힘만으로 맞서면 여러 사람 측이 이기는 것이 예사이고, 어쩌다 계략이 적중한다 해도 자신의 피로는 말할 것 없는 데다가 적중하지 않는 날이면 화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하급의 군주는 일신의 능력을 다하고,
중급의 군주는 여러 사람의 체력을 다하고,
상급의 군주는 여러 사람의 지혜를 다한다.“
모노드라마, 원맨쇼에 스스로 심취해 있지 않는지 돌아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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