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생일기 : 2017년 10월 23일(월)
10월 23일 (월)
# 1
재판에서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때의 대응은 중요하다. 의뢰인도 변호사도 상심한 상황. 하지만 의뢰인의 상심 정도가 변호사의 그것보다는 훨씬 크다.
이때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 포커스를 맞추는 일이 중요하다. 변호사는 잘못된 결과를 변명하기에 급급하고, 의뢰인도 울분을 토하면서 그 결과에 대해 변호사를 비난만 하려 하면 상처가 더욱 커진다.
어떤 비관적인 상황에서도 희망은 있으며, 비관에 휩싸여 그나마 챙길 수 있는 기회도 놓치기 때문이다.
나도 예전에는 ‘수세적’이 되어 내 잘못이 없음을 피력하는 데 집중했다. 하지만 그건 별 의미가 없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일단 프로페셔널로서 바람직한 결과가 안 나왔으면 잘못을 깨끗이 인정하고 의뢰인이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할 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그 길을 안내해 주어야 한다.
어찌 모든 소송에서 전부 승소할 수 있으랴. 승패는 말 그대로 병가지상사(兵家之常事)인 것을.
# 2
위험한(또는 불법적인) 일을 즐겨 하는 사람과 무언가를 도모하는 것은 그 자체가 리스크다. 물론 그 사람과의 이번 일은 별 문제 없이 잘 넘어갈 수도 있으리라. 하지만 그런 사람은 계속 그런 방식으로 일을 한다. 정상적이고 차곡차곡 쌓아가는 삶은 그들에겐 심드렁하게 느껴지는 법이니. 그러다 제대로 사고가 터진다. 그때는 과거의 모든 일들이 소환된다.
직격탄(直擊彈)보다 무서운 것이 유탄(流彈)이다. 어디서 어떻게 날아올 지 모르니.
언론에 크게 보도되는 범죄 사건들은 가만 따져보면 대부분 몇 년 전 일이다. ‘아, 이렇게 얼렁뚱땅 넘어가는구나’라고 안심하고 있을 때 ‘뻥!’ 터진다.
# 3 책건문 : 남영신의 한국어 용법 핸드북 중에서
구별/구분
‘구별하다’는 어느 것을 다른 것과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여 별도로 떼어 놓는 행위를 일컫는다. 그러니까 두 대상 사이에 어떤 점에서 차이가 있으면 구별이 되는 것이다.
“한우와 소고기를 구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구별’이 두 사물 이상을 특징을 기준으로 하여 관념적으로 나누어 놓는 것이라면, ‘구분’은 구별한 대상을 실제로 갈라놓는 것을 가리킨다.
“여기 있는 사과를 상품과 중품, 하품으로 구분해 놓아라.”라고 하면 일정한 기준에 따라서 사과를 세 무리로 갈라놓으라는 말이다.
“우리 역사를 시대별로 구분하면 고대, 중세, 근세, 현대로 나눌 수 있다.”라거나 “좌석을 일반석과 특별석으로 구분하여야 한다.”처럼 직접 나누인 것이 보이도록 경계를 짓는 것이 구분이다.
“이 지역을 주거지역과 상업지역으로 구분하지 않으면 생활환경이 나빠질 수 있다.”에서도 ‘구분하다’의 의미가 잘 살아 있다.
어떤 시기를 구분하고, 어떤 지역을 구분하는 것처럼, ‘구분’은 통으로 되어 있는 것을 몇 부분으로 가르는 것을 포함한다. 이에 비해서 ‘구별’은 반드시 둘 이상의 것을 대상으로 하여 그들 사이에서 차이를 느끼는 행위인 것이다.
아래에 사용된 ‘구분’은 ‘구별’로 바꿔야 한다.
남자용 바지인지 여자용 바지인지 쉽게 구분할(x)수 없다.
제 부모의 말소리도 구분하지(x) 못하다니.
아들 딸 구분(x) 말고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
반면에 아래에 쓰인 ‘구별’은 모두 ‘구분’으로 써야 맞다.
어디 가나 화장실은 남자용과 여자용이 구별되어(x) 있다.
국민을 친일파와 친미파로 구별하는(x) 것은 옳지 못하다.
# 4 명언
1) 인간에게 행운과 훌륭한 지각이 한꺼번에 오는 경우는 드물다. - 리비 <사서> -
2) 행운의 신은 여자이기 때문에, 대담하게 그녀에게 명령하는 젊은이에게 호의를 보인다. – 마키아벨리 <군주론> -
3) 행운의 신은 여자의 성질을 갖고 있어서, 너무 조르면 더욱 멀어진다. – 베이컨 <학문의 진보> -
4) 행운의 여신이 지나치게 호의를 베풀 때에는 그 사람을 바보로 만든다. – 푸블릴리우스 시루스 <금언집> -
5) 많은 사람들은 진정한 행복이 무엇으로 이루어지는가에 대해 잘못된 생각을 갖고 있다. 그것은 자기만족을 통해서 획득되는 것이 아니라, 가치 있는 목적을 향한 성실성을 통해 얻어지는 것이다. – 헬렌 켈러-
# 5 개념탑재(2017.10.23.) 칼 오르프의 '카르미나 브라나'
- 중세 수도원의 시가에 곡을 붙인 칸타타
- 1번 2번곡이 대단히 대중적
- 운명의 여신(포르투나)는 운명의 수레바퀴를 돌린다. 따라서 행운과 불운은 언제나 뒤바뀐다.
팟캐듣기(7분 35초)
http://www.podbbang.com/ch/13345?e=22435572
제1곡 : 운명의 여신이여
# 6 인생내공 우생(2017.10.23.)
- 에티켓과 매너의 어원
- 에티켓은 어겼지만 매너는 지킨 사연(엘리자베스 2세)
- '대지'의 작가. 펄벅 여사의 아픈 사연, 하지만 소중한 깨달음
- 나의 작은 행동이 누군가에게는 큰 힘이 된다오.
팟캐듣기(18분 19초)
http://www.podbbang.com/ch/12612?e=22435570
p.s.
오늘 하루가 내 뜻대로 풀리지 않아 실망스러워도 차분히 앉아 하루를 정리하고 좋은 글을 옮겨 적다보면, reset 되는 느낌이 든다.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을 얻는다. 이게 바로 일기쓰기의 힘이 아닐까 싶다. 차곡차곡 쌓이는 일기 = 나의 자산